"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 2024년에 또 다시 출마할 것이다."

19일(미 현지시간) 서밋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혹시 지더라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트럼프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선거일에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도 "어떤 이유로든 선거가 도난당하거나 바이든이 승자로 선언되면 트럼프는 2024년에 재출마하겠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넌은 또 "지금 판세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접전이며 그 결과는 금세 나오지 않을 것이고, 결국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선 11월 3일 선거 당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겠지만 우편투표 개표가 이뤄지면서 결과가 뒤집힐 것이란 예측이 많다.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우편투표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 과정이 지난 2000년 대선 때처럼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 바이든 후보의 캠프도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와 친밀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욕포스트는 지난 14일 "바이든 후보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을 입수했다"며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 헌터의 주선으로 우크라이나 기업의 간부를 만났다'고 폭로했다. 배넌은 이 폭로성 보도의 배후로 알려지고 있다.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이던 배넌은 정권 초 트럼프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자 정권의 설계자였다. 2017년 8월 정권 출범 7개월만에 경질됐지만 이후에도 계속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티브 밀러 선임 정책고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국장, 국가안보회의(NSC)의 부보좌관인 매튜 포틴저 등 '배넌의 사람들'이 여전히 백악관 핵심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러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반이민 정책을 밀어부치고 있고, 나바로는 중국에서 미국기업들을 리쇼어링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라고 일컫고,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자금 지원 중단을 이끌어낸 사람이 포틴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