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 앱에 '아기 20만원' 글..경찰, 산모 조사·지원 방안 검토
원희룡 "비난보다 보호 먼저"
[경향신문]
중고 물품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갓난아이를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올린 산모를 조사하는 경찰이 수사와 별개로 유관기관과 협조해 산모와 아이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쯤 중고 물품거래 앱의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산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글에는 이불에 싸인 아이를 찍은 두 장의 사진이 게시됐고, 판매가격에는 20만원이라는 금액도 적혀 있었다.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공분을 샀고, 경찰 신고도 잇따랐다.
경찰이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한 결과 제주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지난 13일 아이를 출산한 20대 산모가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했다. 산모는 17일 경찰과의 면담에서 “미혼모 센터로부터 입양절차를 상담하던 중 홧김에 앱에 글을 올렸다가 곧 잘못된 행동인 것을 깨닫고 바로 게시글을 삭제하고 계정도 탈퇴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산모의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는 산후조리원 퇴소 이후 면밀한 조사를 한 후 판단할 예정이다. 또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산모는 산후조리원 퇴소 후 미혼모 시설에 입소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온라인 마켓에 아이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 기사를 보고 너무 놀라고 마음이 아팠다”며 “(주변에서) 분노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비난보다는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박정훈 대령 항고 사건 1년6개월 방치…해군에 늑장 이송한 국방부
- ‘AI 디지털교과서 맛보기’라던 에듀테크 붐, 한풀 꺾인 걸까요? [뉴스 물음표]
- 미 ‘민감국가 리스트’에 ‘한국 추가’ 공식 확인…동맹간 신뢰 타격·정부 늑장 대응 등 논란
- 다시 돌아오는 명태균 특검법…조기 대선 시작되면 국민의힘 단일대오 깨질까
- [단독]‘7살 아이 아빠’ 목숨 앗아간 2톤 철근···“왜 일하다 죽는 일 반복되나”
- [신문 1면 사진들] “다시 ‘내란 불면증’에 시달릴 수 없습니다”
- [인터뷰] 송기호 “트럼프에게 우리도 채찍이 있다는 말은 할 수 있어야”
- 하마스 “휴전협상 재개, 미 인질 석방 동의”…네타냐후 “하마스,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아”
- 교도소 호송 중 “화장실 좀”···졸음쉼터 서자 고속도로 가로질러 도주
- 패딩 안 넣은 ‘귀차니즘’을 칭찬해···주말 전국 눈·비, 다음주 ‘꽃샘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