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 "여성 입체적으로 그린 영화 많아지길"

강경루 2020. 10. 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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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만 해도 여성이 유의미하게 나오는 영화가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많아졌죠.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불평은 이제 못할 것 같아요."

고아성은 "배우로서 바람은 여성이 선두에 서서 승리하는 이야기라기보단 여성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작품이 지금보다 많아지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 영화를 더 잘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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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회사 비리 파헤치는 여성들의 연대와 우정 그려
배우 고아성.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3~4년 전만 해도 여성이 유의미하게 나오는 영화가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많아졌죠.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불평은 이제 못할 것 같아요.”

배우 고아성은 최근 스크린에 부는 ‘여풍’(女風)을 보며 느낀 소회를 이렇게 풀어 놓았다.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 마련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인터뷰 자리에서였다. 고아성은 “배우로서 바람은 여성이 선두에 서서 승리하는 이야기라기보단 여성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작품이 지금보다 많아지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 영화를 더 잘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21일 개봉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고아성의 진솔한 고백처럼 여성들의 성장과 우정, 연대를 유쾌한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때는 1995년 업무는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인 세 친구 자영 유나 보람은 승진의 꿈을 안고 회사 토익반에 모인다. 하지만 자영이 폐수 무단방류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면서 이들은 정의감으로 회사가 덮으려는 비리를 끈덕지게 파헤치기 시작한다. 앞선 12일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는 재기발랄한 줄거리로 호평받았다. 90년대를 떠오르게 하는 세트와 복장, 유행어 등 오밀조밀하게 구현된 레트로 감성도 볼거리다.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건 뚝심 있는 말단사원 자영 역의 고아성과 까칠한 유나 역의 이솜, 똑 부러지는 보람 역의 박혜수가 그리는 호흡이다. 촬영 당시 세 배우 스스로 합숙을 자처할 정도로 끈끈했던 연대감이 스크린에 옮겨진 결과였다. 고아성은 “지방인데 촬영이 끝나고 각자 숙소로 흩어지면 그렇게 쓸쓸하더라”며 “어느 날부턴가 꼭 내 방에서 함께 수다를 떨다 함께 잠들곤 했다. 그게 합숙의 시작이었다”며 웃었다.

이 영화가 고아성에게 특별한 이유는 여러모로 성장을 거듭했던 작품이어서다. 전작 ‘항거’에서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유관순을 그려냈던 고아성은 밝은 느낌의 작품을 찾던 차에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났다. 명랑한 이야기에 진중한 메시지도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영화는 여성이 남성의 구두를 닦아 나르고 커피 심부름을 해야 했던 당시 사회상과 함께 일과 직장에 대한 철학도 곳곳에 숨겨 놓았다.

영화 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992년생인 고아성은 “당시 복장과 분장을 하고 거울을 보니 제 머릿속에 있던 여성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어릴 적 회사에 다니던 이모를 비롯해 나를 숱하게 스쳐 간 일하는 여성들이 기억나더라”며 “영화 속 담배 심부름 장면은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그 시절을 반추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자영이를 만나고 달라졌다는 고아성은 “이번 영화를 찍은 후부터 지인들에게 외향적으로 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그간 강단 있고 주체적인 캐릭터를 하면서 가치관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처럼 성격이 변한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배우 고아성.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4살 때 광고모델로 데뷔한 고아성은 학생이던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일찍부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들뜨지 않고 착실히 연기자로서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영화 ‘설국열차’ ‘우아한 거짓말’ ‘오피스’,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등 늘 전작과 궤도를 달리하는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을 선보여왔다. 어느덧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고아성. 그는 나이가 들수록 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배우가 연기하기 좋은 나이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세 살 아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흥미로웠어요. 이제 저는 스물여섯 살도 연기하기 좋은 나이인 거죠. 그러고 보니 자영이도 스물일곱 살이네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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