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답장 보냈지만 피살 공무원 유족들 두 번 울렸다

박완준 2020. 10. 14. 0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아들이 쓴 손편지에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답장이 A4용지 한장에 친필도 아니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타이핑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편지를 전달받은 A씨 유족들도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며 다소 실망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마음이 아프다' '위로를 보낸다' '해경의 조사·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 등의 언급을 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족은 "편지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다"며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답변내용도 지난 6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과 다를 게 없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유족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의 답장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6일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씨의 아들은 문 대통령에게 보낸 2쪽짜리 편지에서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또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도 되물었다. 이어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앞서 국방부는 공무원 A씨에 대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씨 유족들은 공무원 순직처리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박완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