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위생 강화가 독감 잡았다.."트윈데믹 막는 힌트"

민태원 2020. 10.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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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독감 6~12주 빨리 종식..입원율 최대 42% 줄어
독감 예방 접종과 함께 마스크 쓰기, 손세정, 거리두기 지켜야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와 마스크 쓰기, 손세정 등 방역 및 개인위생 관리 강화가 독감(인플루엔자) 유행 기간과 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초창기인 지난 4월까지 독감 유행이 예년 보다 6~12주 빠르게 종식됐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기간에는 환자 규모가 최대 96%나 줄었다. 환자 1000명당 독감 입원 비율은 최대 42% 감소했다.

향후 우려되는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트윈데믹)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독감 예방접종 뿐 아니라 방역 수칙과 위생관리의 철저한 준수가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 임상예방의학센터 이희영 교수)은 코로나19에 대응해 방역, 위생 관리가 강화된 결과, 지난 인플루엔자 유행이 조기 종식되고 발생 규모도 크게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한 데다가 호흡기 합병증이나 기저 심장 및 폐질환을 악화시켜 매년 200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 규모가 커 질병관리청에서도 매년 유행 양상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하지만 백신만으론 바이러스를 완벽히 막을 수 없으며 피접종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인플루엔자 유행 양상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방역과 위생관리 강화가 전염병 유행 억제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고자 했다.
질병관리청 표본 감시 자료를 활용해 코로나19 기간 인플루엔자 환자 규모와 발생 기간을 비롯한 인플루엔자 A, B 발생 비중 등 유행 특성을 다각도에서 분석, 지난 3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2019-2020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20주간 지속돼 지난 유행 대비 6~12주 짧아졌다. 또 코로나19 최초 환자 발생(1월 20일) 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3232명으로 2017~2018년 절기(6841명)와 비교해 52.7% 감소했다. 방역, 위생관리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는 161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해 지난 2년 동기간 대비 최대 96.2%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특히 ‘환자 1000 방문 당 인플루엔자 발생자 수 최댓값’이 코로나19 기간에는 49.8명으로 기존 71.9~86.2명에 비해 최대 42% 감소했다.

연구팀은 12일 “이는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가 줄었다는 이번 연구결과가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환자들이 단순히 병원 방문을 꺼려서 나타난 통계적 착시로 보기 어려우며, 실제로 유의미한 환자 감소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 중 B형 인플루엔자 환자 비중은 4%대로, 26.6~54.9%였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이런 감염병 환자 규모 감소 현상은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등 질병관리청이 감시하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나타났다.

이현주 교수는 “개인위생 수칙을 비롯한 공중 보건학적 전략들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 이런 방역 활동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 규모를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김홍빈 교수는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를 방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바이러스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며 “이에 더해 코로나19 시대에 강화된 위생 관리 및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전염성 호흡기 질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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