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네고왕' 이후 매출 2배.. 유통기업, 웹예능 지원 효과 톡톡

윤희훈 기자 2020. 10.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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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선호하는 웹예능으로 매출 올리고 브랜드 인지도 높여
주 시청자층 분석해 타깃 마케팅 가능
프로그램 지속 노출돼 홍보 효과도 꾸준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BQ가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방송에서 'BBQ 앱 주문 시 7000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자, 주문이 밀려들어 매출이 수직 상승한 것. 앱 가입자도 방송 전 30만명에서 현재 250만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7일 유튜브에서 공개된 이 방송은 조회수 700만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네고왕 버프(Buff, 능력치 상승 효과)’를 제대로 누린 BBQ는 추석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2일 2편을 방송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1편에서 공약한대로 네고왕의 메인 MC인 아이돌 출신 예능인 황광희를 신제품 모델로 발탁했다.또 신제품 '메이플버터갈릭치킨' 출시에 맞춰 가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방송 후 7일까지 6일간 BBQ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올랐다. 특히 방송 다음날이던 3일엔 매출이 107%가 뛰었다.

BBQ는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도 얻었다. 본사가 약속한 할인 혜택을 가맹점에 전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생 기업'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황광희의 막무가내식 진행에도 웃음을 띄며 시원시원하게 맞받아친 윤 회장에겐 ‘친근한 기업인’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특히 앞서 갑질 의혹을 받았던 윤 회장은 ‘갑질 기업인’이라는 낙인을 지우는 기회가 됐다.

◇'가짜사나이' '워크맨'…웹예능에 뛰어드는 기업들

식품·외식·패션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이 웹예능 프로그램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즐기는 웹예능을 활용해 고리타분한 기업 이미지를 벗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것이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웹예능 ‘가짜사나이’의 경우 시즌1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즌2 제작지원에 많은 유통기업들이 손을 걷고 나섰다. 가짜사나이 시즌2는 하이트진로가 메인 제작 지원을 맡았고, 코카콜라사의 이온음료 브랜드 파워에이드, 코오롱스포츠 등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가짜사나이'는 헬스 유튜버 김계란이 운영하는 '피지컬갤러리'에서 제작하는 방송으로 유명 인터넷 BJ들을 한 데 모아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급의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는 다소 체력이 약한 BJ들을 대상으로 'UDT 맛보기' 훈련을 진행하며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시즌1 1편의 조회수는 1620만건으로, 국민 3명 중 1명이 시청했다.

지난 1일 공개된 시즌2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즌2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 BJ와 헬스 유튜버 등이 참여했는데, 첫 방송 이후 8일간 조회수가 1250만건을 넘었다.

하지만 이 방송에 메인 협찬사로 주류회사인 하이트진로가 참여했다는 점은 의문이 든다. 군사 훈련 과정을 보여주는 방송이기에 맥주나 소주 등을 노출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하이트진로 측은 자사 맥주인 ‘테라’의 주 고객층과 가짜사나이의 주 시청층이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짜사나이는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며 "주류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테라의 이미지와 부합하고,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 여겨 제작지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이 외에도 아나운서 출신 예능인 장성규가 출연하는 ‘워크맨’과 예능인 김구라가 진행하는 '뻐꾸기 골프'도 제작 지원과 협찬이 잇따르고 있다.

유통기업들이 웹예능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과 달리 브랜드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제품 기능을 노골적으로 선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명 유튜버들의 '뒷광고'가 한때 사회적 물의가 됐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 같은 노골적인 '앞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도 크지 않다는 게 관련 업체들의 설명이다.

주 시청층을 분석해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방송 3주차에 접어든 김구라의 ‘뻐구기 골프-김성주편’의 메인 스폰서는 금융기업인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주 시청층인 골프 동호인 중에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 스폰서십을 체결한 것이다.

한 번 제작한 방송은 유튜브에서 계속 볼 수 있어 홍보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도 웹예능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 기업 관계자는 "방송국 프로그램은 단발성으로 노출됨에도 광고 단가가 비싸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은 업체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반면, 웹예능은 한 번 제작하면 시청자가 계속 들어온다. 게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해당 영상을 좋아할만한 시청자에게 프로그램을 추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타깃 고객에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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