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국대축구'가 온다

임성일 기자 2020. 10. 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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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김학범호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서 스페셜매치
24년만의 '형님-아우' 대결, 새 유니폼-엠블럼 달고 첫 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의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이 격돌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의 가장 최근 A매치는 지난해 12월18일 부산에서 열렸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과의 최종전(1-0 승)이었다. 그때 이후 10개월 동안 A대표팀은 전혀 활동을 하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U-23)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 1월26일 태국에서 펼쳐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1-0 승)이었다. 이후 담금질을 거쳐 여름에 도쿄(올림픽)로 갈 줄 알았는데, 김학범호도 발이 묶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것이 꼬여버린 2020년. 당연히 축구계도 피해갈 수 없었고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던 '국대축구'도 멈춘 지 꽤 오래다. 아직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완전치는 않으나 그래도 오랜만에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호랑이 엠블럼을 달고 필드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2020년 10월에 이르러서야 올해 첫 국가대표팀 축구경기가 펼쳐진다. 어쩌면 올해 마지막 국대축구일지도 모르니 준비하는 이들도 기다리는 이들에게도 소중한 무대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 매치 그 첫 번째 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두 팀은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격돌한다. 2차전은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다른 나라와 겨루는 '국가대항전'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보는 맛이 기대되는 '특별한 경기'다.

해외 입국자는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관계로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황의조(보르도), 이강인(발렌시아) 등 해외파가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K리그를 대표하는 신구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K리그 올스타전' 느낌도 나는데,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니 승부욕이 가미된 승부라는 측면에서 더 기대된다.

조현우, 홍철, 김태환, 윤빛가람(이상 울산 현대), 권경원(상주 상무), 손준호(전북 현대), 나상호(성남), 이정협(부산) 등 A대표팀 형님들과 송범근(전북), 김진야(서울), 정승원, 김대원(이상 대구), 송민규(포항), 엄원상(광주), 오세훈(상주), 조규성(전북), 조영욱(서울) 등 동생들이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친다. 라인업만 봐서는, 무조건 A팀의 우세를 점치기도 힘들다.

1996년 이후 무려 24년 만에 성사된 '형님과 아우'의 대결이다. 당시 올림픽대표팀 소속이던 최용수(왼쪽)를 A대표팀 수비수 홍명보(오른쪽)가 마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무려 24년 만에 성사된 형님과 아우의 '정식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사실 A대표팀이 자국의 올림픽대표팀과 격식을 갖춰 경기를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A매치 캘린더 기간에는 다른 나라와 평가전을 갖거나 공식 대회를 소화하기 바쁘고, 또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망신인 탓에 굳이 부담스러운 대결을 펼칠 이유도 없다.

가장 마지막 기억이 지난 1996년 4월21일이다. 당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과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맞붙었다.

1996 AFC 아시안컵을 준비하던 A팀과 1996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이 서로의 스파링 파트너가 됐던 의미도 있었다. 당시 A팀에는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강철, 하석주, 신홍기, 신태용 등이 포진됐고 올림픽 대표팀에는 최용수, 윤정환, 이상헌, 최성용, 이경수 등 호화멤버들이 총출동했는데 A팀의 2-1 승리로 끝났다.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유니폼, KFA의 새로운 엠블럼을 착용하고 뛰는 첫 번째 공식전이라는 의미도 있다.

KFA는 스폰서 나이키와 함께 지난 2월6일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 무려 19년 만에 새로운 KFA 엠블럼을 공개한 것과 함께 완전히 바뀐 대표팀이 3월 A매치부터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에 계속 발목 잡혀왔다. 이제야 묵은 새 옷을 선보인다.

2020년 첫 국대축구지만 어쩌면 마지막 국대축구가 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전 세계 모든 대표팀들이 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11월 A매치 기간도 불투명하다. 그 다음 소집이 내년 3월 월드컵 예선인데 그때 어떻게 될 것인지 또 모른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10월의 2경기"라면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팀을 만들어놓는 게 중요하다. 해외파를 부를 수는 없으나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감독과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목말랐던 시간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서 볼 수는 없지만, 영상으로라도 놓칠 수 없는 특별한 경기다.

대표팀의 새 유니폼과 KFA의 새 엠블럼을 선수들이 직접 착용한 채 뛰는 첫 무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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