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게인"..'나훈아 스페셜', 다시 입증한 가황의 에너지 (feat. 테스형) [종합]

홍혜민 입력 2020. 10. 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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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이 방송됐다. KBS2 캡처

'가황' 나훈아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들썩였다.

3일 오후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이 방송됐다.

해당 방송은 지난 30일 전파를 탄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편성된 특별 방송으로, 본 공연을 비롯해 시간 관계상 편집된 미공개 영상, 방송 사상 첫 공연 비하인드 등이 담겼다.

특히 이날 추가 편성된 스페셜 방송은 나훈아와 제작진이 6개월간 함께하며 공연을 준비했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알려지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앞서 방송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15년 만에 나훈아가 선보인 안방극장 나들이로, 무려 2시간 30분의 공연에도 불구하고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역대급 화제 몰이에 성공하며 '가황'의 위엄을 입증했다.

이날 방송된 '나훈아 스페셜'에서 나훈아는 KBS 양승동 사장과 만남을 갖는 모습부터 6월 콘서트 초기 기획에 돌입하고 7월 본격적인 공연 윤곽을 잡는 모습까지 모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그는 '54년 가황'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연습 벌레다운 모습으로 '레전드'의 이유를 납득시켰다. 하지만 공연 준비 중 갑작스럽게 재확산된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은 나훈아 가수 인생 최초 '비대면 공연'으로 전환됐다.

이날 나훈아는 "태어나서 이런 공연을 처음 해본다. 우리는 요즘 별꼴을 다 보고 산다"라며 "공연을 하면서 눈도 보고 손도 잡고 해야 뭘 하지 눈빛도 안 보이고 뭐 어쩌면 좋겠냐"라는 솔직한 마음을 전해 팬들의 성원을 자아냈다.

이어 나훈아는 "큰 성원이 느껴지면 오늘 할 건 많으니 밤새도록 할 수 있다"라며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난리를 칠 때, 의사분들, 간호사분들 그 외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의 영웅이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우리가 이걸 어떻게 헤쳐나갔겠냐. 제가 그분들을 더 위해서 젖 먹은 힘을 더 내서 할 테니 의료진 여러분들에게 큰 박수와 '대한민국'을 외쳐달라'"라고 덧붙였다.

이날 스페셜 방송에서 '고향으로 가는 배' 무대를 통해 대단원의 포문을 연 나훈아는 고향, 사랑, 인생을 주제로 구성한 총 3부 분량으로 '고향으로 가는 배' '고향역' '홍시' '사랑' '무시로' '18세 순이'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등 자신의 대표 히트곡을 총망라한 역대급 공연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 방송에서 화제를 모았던 그의 신곡 무대 '테스형!'을 비롯한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명자!' 등의 무대도 다시 한번 전파를 탔다.

이날 나훈아는 "처음 공연을 기획할 때는 실내가 아니라 밖에서 기획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안 돼서 정말 애먹었다"라며 "그런데 만약에 코로나19 때문에 못 하게 하면 기타와 피아노만 주면 알아서 할 테니 '죽어도 한다'라고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라고 공연 비하인드를 밝혔다.

최근 훈장을 사양했다는 그는 "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무거운데, 훈장까지 목에 달면 그 무게까지 어떻게 견디겠나"라며 "우리같이 노래를 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훈장을 목에 걸면 저는 노래를 못 할 것 같다. 훈장을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니 그 무게를 못 버틴다"라는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에서 나훈아는 자신의 은퇴 계획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라며 "이제 저는 내려와야 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 내려와야 할지, 마이크를 놔야 할지 그 시간을 보고 있다. 그 시간이 길지는 못할 것 같다. 다만 열심히 노래하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어떤 사람들은 저보고 신비주의라고 한다. 가당치 않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나훈아는 "어떻게 보면 언론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인데, 저는 가수라고 하면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꿈이 가슴에 고갈된 것 같아서 11년 동안 여러분 곁을 떠나서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랬더니 '잠적했다' 하고 '은둔생활 한다'하고 별소리를 다 한다. 이제는 뇌경색에 말도 어눌하게 하고 똑바로 걸어 다니지도 못한다고 하니까 제가 똑바로 걸어 다니는 게 미안해 죽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번에 신곡이 나왔는데, 신곡이 나오는 데는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린다"라고 말한 그는 "그런데 그 시간 동안 제가 안 보이면 또 잠적이라고 하더라. 여러모로 저는 이번에 공연을 하면서 겪는 일이 많다. 특히 이번 방송은 정말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싶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직업은 '가수' 하나였다. 그래서 저는 노래를 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다음 무대의 막을 열어 먹먹함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 그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무색한 역대급 에너지의 무대로 다시 한번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특히 '잡초' 무대를 통해 그가 보여준 난타 퍼포먼스는 '나훈아'만의 압도적인 에너지를 입증하며 여전한 '가황'의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첫 방송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나훈아의 '테스형!'은 소크라테스에게 "세상이 왜 이래(...) 세월은 또 왜 저래 (...) 가보니까 어떤가요 테스 형" 등의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가사로 입소문을 탄 곡으로 또 한 번 이목을 끌었다.

나훈아는 해당 무대 이후 "내가 (소크라)테스 형에게 '세상이 왜 이래? 세월은 왜 또 저래?' 물어봤더니 테스 형도 모른다고 하더라. 아무 말이 없더라. 세월은 너나 하나 할 것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이더라. 그런데 제가 살다 보니 잘 모르긴 해도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돼 있더라"라며 "기왕 가는 것 우리가 끌려가면 안된다. 우리가 세월의 목을 비틀어서 끌고 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면 끌려간다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안 하던 일도 해봐야 세월이 늦게 간다.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목을 비틀어서 끌고 갈 것이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돼 주셔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나훈아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민소매 티셔츠와 세월의 흐름을 역행하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청춘을 돌려다오'를 열창해 감동을 전했다.

"오늘 밤새도록 가냐"라고 재차 질문한 나훈아는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약 2시간 30분간의 공연을 이어갔고, "우리는 지금 많이 지쳐있다. 지금까지 저는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 나리를 지킨 것은 바로 오늘 여러분"이라는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같은 분들 모두 국민이었다. IMF 때도 전 세계가 놀랐지 않나.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라고 강조하며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1등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잘 따르는지 보라.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우리는 분명히 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오늘 공연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지었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고맙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나훈아는 이날 첫 언택트 공연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KBS2 캡처

이 외에도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은 것은 지난 방송에선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영상과 공연 비하인드였다.

8개월의 여정 끝 준비한 공연을 마친 뒤 나훈아는 "내가 관객 없이 공연을 했다.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뭐가 보여야지"라며 첫 언택트 공연에 대한 감회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힘들고 지치신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에 조그만 위로라도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날 공연을 준비했다. 분명히 대한민국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나훈아는 스페셜 방송 확정 이후 긴급 촬영한 영상을 통해 이훈희 제작 2본부장과 만나 소회를 전했다. 그는 "처음이 아니라 생각도 못 해본 공연이었다. 아무튼 정말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훈아는 "예전에 위문 공연을 갔는데 비가 너무 와서 마이크가 안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기다리더라. 그래서 마이크도 없이 '사람은 눈물의 씨앗' '님 그리워'를 불렀다. 그랬더니 군인들이 더 재밌어하더라.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코로나, 이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타 하나, 피아노 하나 있어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소신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화면 속에 보이는 팬분들 덕분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경험이지만 지치지 않고 즐겁게 했다"라며 "나는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즉 '유행가'를 부르는 가수다. 남는 게 노래라는 뜻이다. 흘러가는 노래를 부르면 그뿐이다. 뭔가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것 같다. 그런 것 묻지 말라. 어쨌든 이날 공연을 마치니 너무 감사하다"라는 소회를 덧붙였다.

한편 지난 30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29%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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