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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안전한 주식은 없다

“3000% 급등할 종목 공개” “종목 적중률 100%”.

사이비종교나 다단계를 방불케 하는 이 문구들은 이른바 ‘주식 리딩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들이다. ‘리더(주식전문가)’로 지칭되는 사람이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도록 추천하는 단체대화방으로, 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회비를 받는다.

주식에 처음 투자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주식초보자)’들은 족집게 과외선생을 구하듯 투자를 이끌어줄 리더를 찾아 리딩방에 가입한다. “믿고 따라오라”는 리더가 찍어주는 종목에 우르르 투자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주가가 하락해도 리더가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손실은 오롯이 회원 개인 몫이다.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탈퇴하려 하면 위약금까지 요구하는 리딩방도 있다. 최악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새 주가 조작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증시에 뛰어들면서 투자 손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단 주식 리딩방만의 문제는 아니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까지 하며 증시에 발을 담그지만 결과는 예상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공모주 청약열풍이 불고 있지만 상장 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리란 보장은 없다.

역대 최대 일반투자자 청약경쟁률과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이란 기록을 세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0일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28일 기준 주가는 5만1200원으로, 상장일(6만2400원)보다 18% 떨어졌다.

SK바이오팜의 주가는 28일 15만5000원으로 상장일보다는 높지만 고점(21만7000원) 대비로는 29% 하락한 상태다.

‘동학개미’뿐 아니라 ‘서학개미’도 손실 위험이 있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6월 4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니콜라는 상장 초기 하루에 100% 이상 급등하는 등 인기를 끌며 ‘제2의 테슬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8일(현지시간) 기준 종가는 18.90달러로, 상장 당일(33.75달러)보다 44% 떨어졌고, 고점(79.73달러) 대비로는 76%나 추락했다.

나녹스 역시 사기 의혹에 휩쓸리며 폭락했다. 이달 11일 64.19달러던 주가는 28일 26.66달러로 반 토막 밑으로 떨어졌다.

니콜라는 한화그룹, 나녹스는 SK텔레콤이 투자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기업도 주식 투자의 실패에선 자유롭지 않은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안전한 주식을 찾지만 ‘안전한 주식은 없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주식에 100% 보장이란 없다. 주식을 안전자산이라 하지 않고 ‘위험자산’으로 분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로또 주식’ ‘로또 청약’처럼 주식에 로또라는 수식어까지 붙지만 철저한 공부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단기 투자는 단시간의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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