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인밤' 서영희, 21년차 배우가 느끼는 행복감 [인터뷰]

박상후 기자 2020. 9. 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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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서영희를 따르는 수식어는 '호러퀸' '고생 전문 배우'다. 공포, 스릴러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이와 같은 완장을 차게 됐다. 대중에게 인정받는 배우로 성장한 그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서 많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데뷔한 서영희는 영화 '추격자', '궁녀', '탐정 : 더 비기닝' 등에 출연해 연기파 배우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그는 2010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11년 동갑내기 회사원과 결혼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서영희는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제작 TCO 더콘텐츠온, 이하 '죽인밤')을 통해 자타공인 센 캐릭터 전문 배우임을 입증하려고 한다.

'죽인밤'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시실리 2km' '차우' 등을 통해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한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SF와 스릴러 등 생소한 장르적 변화를 꾀해 완성했다. 극 중 서영희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소문만 무성한 사연 많은 정육점 주인 세라 역을 맡았다.

서영희는 독특한 장르의 '죽인밤' 시나리오가 생소했지만, 평소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들의 출연 소식에 합류를 결정했다. 그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이런 게 익숙한 것인가 싶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에서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 내가 가장 나중에 캐스팅됐다. 이정현, 김성오, 이미도, 양동근까지 종합선물세트 같은 배우들이 캐스팅돼 있는 게 정말 반가웠다. 내가 외계인이라는 설정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배우들이 이해시켜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과 연기할 수 있어 기뻤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서영희는 이정현, 이미도 등 여고 동창들과 함께 언브레이커블과 맞서 싸운다. 세 사람은 찰떡 호흡을 자랑,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서영희는 "또래 여성 배우들과 연기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번 영화가 저에게 좋은 친구를 선물해 줬다. 오랜만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해서 정말 좋았다"라며 이정현, 이미도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도와 정말 친해졌다. 둘 다 아기 엄마다 보니 육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원래부터 알았던 친구처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라며 "SNS로 팔로우해서 매일 본다. 근데 나는 사진을 잘 못 찍고, 글도 못 쓴다. 요즘 집에만 있으니 심심해서 가끔씩 올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영희

'죽인밤'에는 다양한 액션신이 등장한다. 그만큼 시간을 쪼개 촬영을 진행해야했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했다. 서영희는 "촬영장에서는 여유가 있지 않았다. 졸다가 찍다가를 반복했다. 수다스럽게 찍을 여유가 없었다. 영화 속에서는 많이 잘렸는데, 우리가 뛰는 장면이 정말 많았다. 그러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카니발에서의 단체신에서만 수다를 조금 떨었다. 그때가 재미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서영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신정원 감독과 첫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신 감독 스타일에 대해 "말이 진짜 없으시다. 보통 감독님이 말이 많아야 배우들이 수다가 많은데, 조용히 고민을 하시는 타입이라 우리의 수다가 적었던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가끔 조용히 한 마디씩 던지신다. 그게 엄청 크다. 말이 없으시다 보니 더 무서워진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게 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감독님은 코드가 맞아야 웃으시더라. 그걸 보고 감독님 스타일을 파악했다. 오버스러운 부분은 싫어하시더라. '더'라고 요구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영희

'호러퀸'에 '고생 전문 배우'이지만, 일상만큼은 수식어와 다르다고 했다. 서영희는 "난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를 좋아한다. 근데 모두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연기할 때는 뭔가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르적 영화를 좋아한다. 극한 상황에 놓은 역할들을 보면 뿌듯하다. 그래도 연기를 안 한 것 같으면서 감정이 깊은 역할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엄마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지난 5월 둘째 출산한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나자마자 임신을 해서 후반 작업 중에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 후에 개봉을 했다. 시간을 잘 쓴 것 같아서 뿌듯했다"라고 했다. '워킹맘'으로 살면서 참여할 작품이 많아진 것에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옛날보다는 여성 중심의 영화가 많아졌다. 나도 거기에 껴있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삶이 조금씩 변해가면서 일에 대한 중요성, 행복감이 더 커졌다. 집 안에 있는 것도 좋지만, 나왔을 때의 행복감이 더 소중해지는 것 같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일이란 게 주어져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어엿한 중견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린 서영희의 연기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비중과 상관없이 매 작품마다 대체불가한 연기력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매료시킨 서영희는 '죽인밤'에서도 그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자신의 클래스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에 힘을 실어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서영희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TCO 더콘텐츠온]

서영희 | 죽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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