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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코로나블루로 자살 신고 증가 소식에 “나도 그런 선택 했었다”

입력 : 2020-09-27 07:00:00 수정 : 2020-09-27 02: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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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 페이스북 글 / “십대 시절 약국에서 수면제 구입했는데 소화제를 왕창… 이웃 주민이 살렸다”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우리 죽지 말고 살자”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지난 2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코로나 이후 자해,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기사에 내내 마음이 쓰인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다”면서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 그러니 제가 뭐라고 함부로 말 보탤 수 있을까.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 한 줄에 담긴 말 못할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지사 역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다”라면서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고 ‘가난의 늪’은 끝 모르게 깊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 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라고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이 지사는 이웃 주민들 덕에 살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웬 어린 놈이 (죽으려고)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준 것”이라며 “엉뚱한 소화제를 가득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불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제가 우리 사회에게 진 가장 큰 빚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 지사는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자주 서럽고 억울하고 앞날이 캄캄해 절망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한 관심과 연대 아닐까”라며 “제가 40년 전 받았던 것처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힘겨운 시대를 견디고 있다는 개인 간 연민의 마음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할 공적 책무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을 향하는 경제정책이나 복지정책이 그런 것들일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그 벼랑 끝의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간곡히 말 건넨다”면서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라고 했다.

 

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만들어 보고자 몸부림쳐 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 봅시다”라며 “더 많은 분이 삶이 괴로워 떠나시기 전에 이 지긋지긋한 가난도, 부조리한 세상도 함께 바꿔내고 싶다. 그러니 한 번만 더 힘을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 지사는 “이런 말밖에 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하다”면서 경기도 24시간 전화 응급 심리상담 핫라인 전화번호도 안내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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