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근육 자신 있는 '샤크 코치' 이윤주

나경희 기자 2020. 9. 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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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세 갑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윗옷을 벗고 등 근육을 강조한 사진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저는 등 근육에 자신 있거든요."

샤크 코치에게 근육은 실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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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신선영

하루에 세 갑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체육관에서 살았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갔는데 저녁에 누가 와서 제 기록을 깨면 어떡해요.” 샤크 코치(이윤주·32)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크로스핏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세계대회 예선전인 오픈게임에서 한국 1등을 차지했다. “체육관에서 1등이 되고 싶었는데, 하고 나니까 한국에서 1등이 되고 싶더라고요.”

사실 어릴 때부터 늘 비만이었다. 운동을 좋아해 체육학과에 진학했지만 체중은 쉽게 줄지 않았다. 졸업반이 되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처음 체육관에 들어섰을 때 전면거울이 없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가 목적이었지만, 점점 체중보다 기록이 신경 쓰였다. “그전에는 다이어트가 목적이니까 운동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무조건 견뎠거든요. 근데 ‘내가 할 수 없었던 동작을 해내고, 내가 들 수 없었던 무게를 들자’ 하고 목적 자체가 바뀌니까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2014년 2월 오픈게임에서 깜짝 1등을 한 뒤 크로스핏 선수로 활약했다. 나가는 대회마다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아이언 메이든(24㎏ 케틀벨로 한 다리 스쾃, 프레스, 무게 턱걸이를 한 여성) 자격을 따기도 했다.

하지만 샤크 코치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보다 성적이 낮은 선수들이 스포츠 의류 모델을 하는 동안 샤크 코치에게는 제안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제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대회에서 1등을 휩쓸고 다녀도 똑같더라고요. 진짜 이유는 제 모습이 일반적인 ‘여성’의 이미지에 맞지 않았던 거겠죠.” 지난 3월 여성 속옷 브랜드 ‘톤포투’에서 처음으로 모델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여성의 짧은 머리와 두꺼운 근육이 카메라에 담겼다. 윗옷을 벗고 등 근육을 강조한 사진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저는 등 근육에 자신 있거든요.”

샤크 코치에게 근육은 실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도구다. 그는 감상을 위한 근육, 근육을 위한 근육이 아닌 기능적인 움직임을 위한 근육을 강조한다. “다이어트를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다이어트 운동만 해서는 필요한 근육을 유지하기 어려워요. 실제로 저희 체육관을 찾아오신 분 중에 그동안 다이어트 운동을 해왔지만 백화점 문을 밀지 못하던 분도 있었어요.”

최근에는 함께 운동하는 친구 에리카(황현정·33)와 유튜브 채널 ‘운동하는 여자-샤크 코치’를 시작했다. 3개월 만에 구독자 수가 1만7000명으로 늘었다. “근력운동을 즐기는 이런 체형의 여자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저 같은 여성들은 계속 등장할 거고, 그럼 더 이상 ‘특이하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않는 시대가 오겠죠.”

나경희 기자 did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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