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손아섭-마차도-안치홍, 롯데의 빅이닝에 앞장섰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란 말이 있다. 날이 갈수록 새로워지고 달라진다는 말이다. 요즘 프로야구에 마치 롯데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롯데는 17일 현재 54승50패(승률 0.519)로 7위다. 선두 NC와는 8게임차, 그리고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KT와는 4게임차다. 남은 게임은 NC와 함께 39게임으로 가장 많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모든 팀들이 총력전으로 나서고 있는 지금 4게임차를 넘어서기는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결코 못 넘을 산이 아니다.
바로 현재의 심상찮은 기세를 보이는 롯데로 봐서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롯데의 뒷심이 무섭다. 후반에 갈수록 힘이 쳐지는 예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 10일 삼성전부터 16일 키움전까지 6게임에서 4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과 키움과의 2연전 중간인 지난 주말 SK와의 2연전서 연속으로 1점차 패배를 당한 것이 아쉬웠지만 삼성과 키움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끈 경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일 삼성전에서 롯데는 삼성에 4-8로 뒤지던 7회말 14타자가 나서 8안타 3볼넷으로 9득점을 하며 13-8로 이겼다. 그리고 다음날인 11일에는 1-3으로 리드를 당하고 있던 4회말 13타자가 등장해 8안타 2볼넷으로 10득점으로 12-4로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15일 키움전에서는 2회에 5안타 5득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키움은 이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5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NC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다시 16일 경기에서는 0-2로 뒤지던 7회에 이영준-김상수-김태훈-양현이 줄줄이 마운드에 선 키움의 필승조들을 12타자가 나서 7안타 3볼넷으로 7득점을 했다.
즉 롯데는 4승을 하는 동안 한 이닝에 9-10-5-7점씩을 득점하는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보인 것이다. 단순히 빅이닝이라고 하기 보다는 마치 봇물처럼 터진 안타 폭죽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 할 정도였다.
바로 이러한 빅이닝의 중심에 이들 삼각편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안치홍의 뒤늦은 분전에 이번에는 손아섭과 마차도가 손뼉을 마주쳤다. 지난 7일 부산 LG전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대타로 나섰던 손아섭은 16일 키움전 7회초에 같은날 왼쪽 손목 부상을 당해 역시 대타로 나섰다가 같이 복귀한 정훈의 동점희생플라이에 이어 역전타를 날리며 역시 빅이닝의 선봉에 섰다. 롯데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꾸준함의 대명사로 KBO 리그 최고 수준의 안타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손아섭은 올해 102게임에서 381타수 134안타 타율 0.352로 호세 페르난데스(두산·0.360)에 이어 타격 2위에 랭크되어 있다. 특히 손아섭은 지난 7월 5일 SK전에서 1회에 득점에 성공해 만 32세3개월 17일만에 개인 통산 1000득점을 하며 최정(SK)이 보유한 종전 최연소 기록(만 32세5개월26일)을 2개월 가까이 경신하는 역대 최연소 기록과 함께 롯데 구단 최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양력이던 음력이던 관계없이 무조건 치고 올라간다"는 롯데의 야심의 이면에는 마차도의 존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롯데의 상승세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게 될지, 아니면 지난해 9게임차를 뒤집고 통합우승을 일궈낸 두산처럼 또 다른 이변(?)을 일궈낼 수 있을지 이제 결과의 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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