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인, 피해자? 피해호소인?" MBC시험에 이런 문제

이병준 2020. 9. 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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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합뉴스


MBC가 신입 취재기자 입사시험에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고소인을 피해자라고 칭해야 하는지 묻는 문제를 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언론사 시험 준비생 커뮤니티에는 이날 치러진 MBC 신입 취재기자 입사시험을 치르고 온 언론사 지망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들에 따르면 이날 논술시험의 논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피해자 또는 피해호소인 중 어떻게 부르는 게 맞다고 보는가(제3의 호칭도 상관없음)’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이날 언론사 지망생 커뮤니티 등에는 “논제 자체가 2차 가해다” “중요한 사회논쟁 거리인지도 모르겠다” “기자 지망생의 논리와 사회인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피해호소인’은 고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정치권 및 언론계 일부에서 사용됐던 단어다.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를 향해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이라는 호칭을 써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피해호소 여성’은 피해자의 말을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의 뜻을 담고 있다. ‘그건 아직 너의 주관적 주장일 뿐’이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피해 당사자의 변호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와 정치권, 여성계 등이 가세했고, 민주당은 7월 17일 ‘피해 호소인’ 호칭 사용을 공식 사과했다.

이날 언론인 커뮤니티에는 “피해호소인으로 부를 여지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고 박 전 시장 측에서 사건을 바라보며 억지로 논지를 끌어오는 느낌이다” “웬만해서는 거의 피해자라 부른다. 이걸 논제로 내놓은 걸 보면 MBC가 얼마나 진영논리 매트릭스에 빠져있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MBC 측은 “사안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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