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11.7조원 증가.. 신용대출 제동 걸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조7000억원 불어난 94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규모가 2004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크다. 사진은 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임한별 기자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 역대 최대로 증가한 이후 5개월만이다.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치로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와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급격히 늘어난 신용대출 관리에 나서 신용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조7000억원 불어난 94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규모가 2004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크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직전 최대치는 지난 3월 9조6000억원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던 때다. 이후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4조9000억원, 5월 5조원, 6월 8조2000억원, 7월 7조6000억원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8월 들어 다시 껑충 뛰었다.

주택담보대출이 6조1000억원 늘었다. 주담대 증가폭은 2월(7조8000억원), 3월(6조3000억원) 급증했다가 이후 다소 줄었지만 최근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5조7000억원 늘었다.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지난달 증가폭(3조7000억원)보다 2조원 많았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생활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신용대출 증가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 추후 대출 만기 시 대출금이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 신용대출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흘러들어간 자금이 자칫 손실이라도 나면 채무자는 변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과도한 신용대출이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 관리 노력을 하겠다”며 “신용대출이 주택대출 규제의 우회수단이 되지 않도록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실태 점검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의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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