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으로 만개한 이준기의 '연기 꽃'

김진석 2020. 9. 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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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연기 꽃'이 만개했다.

배우 이준기가 tvN 수목극 '악의 꽃'에서 액션부터 멜로까지 소화함은 물론 몰입도 높은 매 장면을 선보이며 또 한 번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다.

이준기는 과거를 숨기고 사는 의뭉스러운 캐릭터다. 가정적인 남편이자 다정다감한 아빠로 공방을 운영하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남자 백희성이지만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있다. 연쇄살인 용의자이자 공범의 남동생으로 모두가 두려워하는 한 마을의 도현수다.

방송 초반 살인 용의자라는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내와 딸에게 한없이 자상하지만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서 순식간에 돌변하는 그의 모습은 살인 용의자라는 의심에 불을 지피며 시청자들과 아슬아슬한 전개를 이어갔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그를 향했던 의심은 응원과 모성애로 바뀌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기엔 무의식적으로 노출되는 그의 행동들이 내면 속 깊은 진심을 투영시켰다. 정체를 알게 된 아내이자 형사인 문채원(차지원)과 팽팽한 심리전에서는 복잡한 감정 변화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져 큰 공감을 자아냈다.

선천적으로 감정 공감 능력이 결여된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것의 9할은 이준기의 연기력이다. 감정이 없는 그가 한 여인을 만나 사랑을 느낀 변화를 오롯이 표정 연기만으로 완벽하게 담아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대한 어색함·당황스러움·불안함·두려움 등 복합적인 감정을 작은 얼굴 하나에 가득 그렸다.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백희성과 차갑고 소름 끼치는 도현수를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연기력은 압권이다. 장르극에서 눈물은 어울리지 않지만 극한 상황까지 표현하며 눈물샘도 자극했다. 감정이 결여된 줄 알았지만 사랑을 깨닫고 오열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붉어지게 만들었다.

실제 이준기의 무표정한 얼굴은 가끔 소름끼칠만큼 섬뜩하다. 거기에 한 쪽 입꼬리라도 하나 올리면 분위기가 오싹해진다. 반면 여기에 눈웃음을 짓고 양 쪽 입꼬리를 올리면 남여노소의 마음을 무장 해제시킨다.

시청률도 선방하고 있다. 첫방송 이후 3% 후반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작품 뿐만 아니라 이준기에 대한 관심까지 치솟게 만들며 식지 않는 인기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TV 화제성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분석한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8월 2-4주 차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틱톡·웨이보·바이두 등 해외 유명 SNS 및 포털 사이트에서까지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되며 해외로 뻗어나가는 높은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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