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일하는 세상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운동 시작

탁지영 기자 입력 2020. 9. 1. 14:35 수정 2020. 9. 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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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개 단체 국민동의청원

[경향신문]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0만 국민청원 선포 기자회견’에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눈을 감고 있다. 권도현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을 위해 국회 국민동의청원 운동에 나섰다. 청원서 공개 이후 30일 이내인 오는 25일까지 1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소관위원회로 회부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26일 기준으로 올해 1217명이 산재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사 현장에서 정치권은 처벌 강화를 약속하지만 21대 국회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라며 “노동자·시민이 직접 법안을 발의하는 국민동의청원 운동을 오늘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김용균재단, 민주노총 등 24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돼 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26일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운동본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사망자의 8배가 넘는, 2400명의 노동자가 매년 산재로 사망하고 있다. 사업장의 90%가 법을 위반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재범률이 97%라고 하는데 여전히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에는 고작 벌금 450만원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뿐”이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기업과 그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김 이사장은 이날 회견에서 고 김용균씨에게 쓴 편지 형식의 글을 읽었다. 김 이사장은 “반복되는 산재사고는 명백한 기업살인이기에, 기업 스스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게 해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을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우리 손으로 직접 보장받고자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국민 모두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입법발의청원 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7월6일 설명회에서 자신들이 만든 법안의 내용을 소개했다. 법안 3조에 사업주와 법인 또는 기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여해 위험 방지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를 위반해 산재사망사고가 벌어진 기업에 대해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3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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