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커피가 있다면 괴로움도 좋아"..예수정이 말한 행복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2020. 8. 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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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강민경 기자]
예수정 /사진제공=앳나인필름

배우 예수정(65)이 영화 '69세'를 통해 여성, 노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예수정이 생각하는 행복은 정말 단순하다. 그는 살아있는 한 행복하다고 했다.

영화 '69세'(감독 임선애)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예수정 분)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단편 영화 및 '화차'(감독 변영주),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사바하'(감독 장재현) 등 스토리보드 작가로 활동한 임선애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예수정은 극중 효정 역을 맡았다. 효정은 사회가 정해놓은 노인의 틀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옷을 차려입고 늘 정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노인답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예수정 /사진제공=앳나인필름

'69세'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노인 여성의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인에 대한 이야기다. 예수정은 '69세'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소재 부담은 없었고 아직 이야기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좋았다. 남들이 하던 이야기를 또 똑같이 하는 것보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걸로 받아들여졌다. 극중 노인의 성폭행은 수백개의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작품은 노년의 여성이 젊은 청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주제가 아니라 소재다. 더 눈에 보이는 건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자기 삶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모습과 사회의 여러 가지 시선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재밌었고, 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69세'를 통해 상업영화 감독이 된 임선애 감독은 효정 역으로 예수정만을 생각했다고 했다. 자신의 마음 속에 1순위였다고. '69세' 출연 제안받았을 당시 예수정은 어땠을까.

예수정 /사진제공=앳나인필름

"농담 삼아 이 연령을 젊은 배우가 할 수 없고 이 고생을 누가 해야 하나. 우리 나이에 누가 이런 고생을 해. 내가 해야 하는 거야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할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 나는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이다. 시나리오를 보니 작가가 여성 노인 문제에 대해 예민하고 한창 생각하고 고민하고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사회에 해봄직한 이야기, 다양한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건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정은 극중 효정에 대해 사실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또한 '69세'의 장점으로 그동안 매체에서 다루어졌던 노인의 모습이 아닌 한 개인, 한 여성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모습을 그려낸 것이라고 말했다.

"여지껏 우리가 영화나 여러 매체로 만난 노인의 모습은 옛날에 있음직한 그러한 삶 모습 혹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이었다. 한 개인, 한 여성의 입장에서 삶의 문제점 혹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는 것을 궁금해하거나 볼 기회가 없었다. 독특한 생활, 상황 속에 놓여진 픽션만 봤기 때문에 효정과 같이 사실적인 인물은 만나기 힘들었다. 이 작품은 사실적인 인물이 그려졌다는 것이 장점이다."

예수정 /사진제공=앳나인필름

극중에서 효정은 성폭행을 당하고, 경찰에 먼저 신고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예수정은 그 과정에서도 사회의 무례함이 보여진다고 했다.

"실화가 있었기 때문에 작가가 쓸 수 있었다고 본다. 신고를 할 때 고민하는 흔적이 나온다. 또 사회의 무례함이 보여진다. 무례함의 극치는 평상시에 늘 느껴왔던 것이다. 나이가 젊은 사람이 이런 일을 당했으면 효정과 달리 무례함에 대해서 넘어가지 않았을 것 같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효정이라는 인물은 캐릭터로서 존재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인물이다."

예수정은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그런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은 제3자가 봤을 때 단순한 것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 느낀다고 안 할 작품은 없다.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당연하게 들여다 보기 시작해야할 문제라면, 들여다 봐야한다. 또 누가 안 가봤던 길이고 미래이기 때문에 들여다 봐야한다. 내 행복은 시들하다.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아침에 햇살을 받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오늘도 햇살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할 정도다. 내가 좋아하는 원두의 알을 갈아서 설탕 한 스푼 넣어 마시면 어제 괴로움이 있었어도 너무 좋다. 살아있는 한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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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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