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프리시즌은 '예고편'이다

박선우 2020. 8. 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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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를 마친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이 프리시즌 친선전과 함께 돌아왔다. 프리시즌 첫 경기의 주인공은 지난 시즌 '토트넘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주말 입스위치 타운과의 경기에서 전반 30분이 되기도 전에 두 골을 터트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재치있는 침투,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슈팅까지 양 팀 통틀어 가장 돋보였다. 비록 상대가 3부리그 팀이었지만 토트넘의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의 모습으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2010-2011 프리시즌 '스타 탄생' 예고

손흥민에게 프리시즌은 자신의 활약을 미리 보여주는 예고편과도 같다. 손흥민이 정말 '손세이셔널'하게 독일 무대에 데뷔한 2010~2011시즌도 그랬다. 2010년 6월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서 마침내 1군으로 올라선 만 18살의 손흥민은 프리시즌 9경기에서 무려 9골을 터트리며 팀 동료인 판 니스텔로이를 한 골 차로 제치고 팀 최다 득점자가 됐다. EPL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첼시를 상대로는 짜릿한 결승 골까지 넣었다.

당시 손흥민의 골 폭풍은 국내 팬들에게도 큰 화제였는데 과연 대형 유망주가 정규 시즌 개막 이후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첼시전에서 다쳐 시즌 초반 뛰지 못한 손흥민은 10월 30일 쾰른전에서 분데스리가 데뷔와 함께 골을 넣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골키퍼 키를 넘긴 뒤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한 데뷔 골은 아직도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손흥민은 11월 하노버전에서 멀티 골까지 기록하며 분데스리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열린 프리시즌에선 6경기 15골로 폭발했다. 손흥민은 시즌 개막 이후 직전 시즌(부상과 아시안컵 차출 여파)의 2배가 넘는 30경기에 나서며 5골을 넣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2012-2013시즌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고,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2018-2019 프리시즌 '최고의 활약'을 예감

토트넘 소속으로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열린 프리시즌도 잊을 수 없다. 러시아월드컵에서 2골을 터트리며 활약한 손흥민은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 나섰는데 현지 팬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로 아시아 최고 스타임을 증명했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호날두(당시는 내한경기 '노쇼 사태' 직전)와 나란히 경기를 뛰었는데 유벤투스 골대를 강타하며 존재감을 뽐냈고, 맨유전에서는 슈팅하는 척 속이는 동작으로 수비하던 에릭 바이가 무릎 부상을 당했다. 마치 농구로 치면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를 넘어뜨리는 '앵클 브레이커'를 연상시켰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 출전까지 혹사 논란이 불거진 시즌이었지만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환상적인 프리시즌 10년 후… '경력의 정점'?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 유럽 무대 첫 프리시즌으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손흥민은 어느덧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수 반열에 올라섰다. 손흥민의 프리시즌 활약은 올 시즌 기량의 정점을 찍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2차 예선부터 나서게 돼 다음 달 살인적인 일정을 앞두고 있다. 9월 12일 에버턴과 리그 개막전을 치른 뒤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유로파리그 2, 3차 예선과 리그컵을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혹사 우려가 들 때 더 잘하고, 몰아치기에도 능한 만큼 초반 득점 행진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은 많은 경기를 치를 올 시즌 자신의 최다 골 경신까지 바라볼 수 있다. 유로파리그와 FA컵, 리그 컵 등에선 유럽 무대 첫 우승도 노려볼 만한 시즌이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레딩, 29일 버밍엄시티와 연속해서 경기를 치르고, 다음 달 5일 왓포드와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를 갖는다. 손흥민은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예고편'만큼 화끈한 '본편'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박선우 기자 (bergkam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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