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금융기관서 핀테크 변신 중

손해용 입력 2020. 8. 25. 00:07 수정 2020. 8. 25. 06: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식 농협상호금융 대표
26년 전 열달 만에 1조 예금 돌파
'늘푸른 통장' 신화 만든 주인공
여수신 647조, 지점 4772개로 최다
빅데이터 활용해 고객에 맞춤금융
이재식 농협상호금융 대표. 강정현 기자

6월 기준 농협상호금융의 여수신 규모는 647조원(수신 382조원, 여신 265조원)에 달한다.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지만, 제1금융권인 주요 시중은행보다 많은 금액이다. 여기에 전국 4772개 지점에 달하는 금융 네트워크는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시중은행을 찾기 어려운 시골에서 농업인들의 각종 금융거래를 돕고, 국가의 정책자금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음 달 취임 6개월을 맞는 이재식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시중은행은 점포 수를 줄이고 있지만, 우리는 지난해보다 점포를 20개 늘렸다”며 “군 단위 지역의 비중이 27%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보다는 고객의 편의를 중시하는 지역 특화 서민 금융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상호금융은 올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핀테크·비대면·저금리 등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다. 그는 “전통적인 예대마진과 자산운용 수익으로만 버티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스마트·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 채널을 강화하고, 여·수신 거래 시 고객 제출서류를 간소화하는 등 디지털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협상호금융은 은행·증권·카드·보험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각종 정보를 금융소비자에게 통합해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한다”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자산·수입, 금융거래 패턴 등을 고려한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양질의 해외투자 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투자공사(KIC)’와 ‘해외공동투자 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사실 그는 농협을 대표하는 ‘기획통’이다. 농협이 지난 1994년 환경 관련 공익상품으로 내놓은 ‘늘푸른 통장’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당시 10개월 만에 예금액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대히트를 쳤고, 그는 상품 개발 공로로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50여개의 금융 상품을 기획한 그가 농협상호금융에서 주목한 것은 비대면 상품이다.

모바일 전용 주머니(Money)통장과 주머니(Money)적금, 모바일 전용 신용대출 상품인 ‘NH직장인스마트론’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금융거래는 물론 농산물 거래, 농촌생활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인 ‘콕뱅크’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1.57%의 연체비율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대표는 “제2금융권 가운데선 가장 양호하다”라면서도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여신관리를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손해용 경제에디터 sohn.y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