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마담', 이시원의 과감한 변신.."저 너무 망가졌나요?" [인터뷰]①

김가영 2020. 8.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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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새로운 얼굴이다. 배우 이시원이 영화 ‘오케이 마담’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 훌륭히 소화했고 그만큼 무한한 연기 변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시원(사진=김가영 포토그래퍼)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시원은 “영화를 보고 ‘너무 망가졌나’,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며 “같이 본 분들에게도 ‘나 너무 내려놨나?’, ‘괜찮을까요?’라고 물었다. 극 안에서 재밌긴 했는데 제 자신이 걱정은 되더라”고 웃었다.

이렇게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 ‘오케이 마담’ 속 이시원은 정치 분야 보다 연예인 가십에 빠삭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안전보다 연예인을 봤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철없는 신혼 아내로 등장한다. 다수 방송을 통해 보여준 침착하고 이지적인, ‘뇌섹녀’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실제 모습과도 다르고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와도 다른 모습이기에 영화를 본 지인들도 쉽게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시원은 “다들 저인 줄 모르시더라”며 “그래도 주변 분들은 ‘괜찮아 더 망가져야지’, ‘작품에서 망가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해주셨다. 작품 안에서 맡은 역할이 푼수에 오바쟁이에 철딱서니 없는 그런 역할이었어도 충실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영화 속 캐릭터와 실제 모습의 싱크로율을 묻자 한참 고민하더니 “정말 비슷한 게 없는데 어떡하죠?”라고 대답한 이시원. 그만큼 깊은 연구와 고민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시원은 영화의 준비를 캐릭터 콘셉트를 잡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그는 “연예인 앞에서는 예쁘다고 하지만 뒤에서는 온갖 얘기를 지어낼 수 있는 여자?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하나의 삶의 재미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솔직하고 그냥 푼수데기인 사람”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캐릭터의 성격 뿐만 아니라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다. 영화 속 의상인 핑크색 후드도 이시원이 직접 고른 의상이다.

이시원은 “무늬가 들어간 것도 있었고 글자가 적힌 것도 있었는데 철딱서니 없는 캐릭터를 드러내기에는 철없는 핑크가 잘 어울리겠더라. 그래서 그 티셔츠를 입고 싶다고 했고 감독님이 오케이 해주셨다. 그런 식으로 같이 만들어간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도 전해지듯 ‘오케이 마담’은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또 그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소통의 현장이었다. 그 덕에 배우들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능동적으로 연기하고 움직일 수 있는 활력의 현장이었다.

이시원은 “제가 극 중 하는 대사들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었다”며 “여배우를 보고 ‘가슴 수술한 것 아니야?’라고 의심하는 대사, 국회의원 장필준을 향해서도 ‘저 사람도 배우인가?’라고 하는 대사 등 대부분 애드리브였다”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 이철하 감독의 덕이었다는 이시원은 “감독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주셨다. 또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어보고 같이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시원(사진=김가영 포토그래퍼)
‘오케이 마담’은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인 만큼, 협소한 공간 안에서도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배우들의 역량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모든 신을 비행기 세트 안에서 촬영한 이시원은 “세트가 진짜 비행기 같아서 신기했다”며 “생각보다 그 안이 후덥지근하다. 공기 순환도 안되고 어떻게 보면 산소도 희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들 힘들었을 텐데 인품 좋은 배우들끼리 모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 좁은 공간에 있었다. 이코노미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정말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는 것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배우들이 서로 위하면서 촬영을 했다. 물 하나, 비스킷 하나도 나눠 먹으면서 서로를 많이 챙겼다. 다들 고생을 많이 했는데 배우분들이 다들 좋으셔서 즐겁고 무탈하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케이 마담’은 주연 배우 뿐만 아니라 수많은 조연 배우들의 살아 있는 연기가 담겨있기에 더욱 생생하고 실감 나게 완성됐다.

이시원 역시 “영화 안에 승객 분들의 호흡이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을 한다. 좋은 분들이 같이 함께해 더 기억이 좋다”며 “배우분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모든 배우 한 분 한 분의 연기가 살아 있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어주기도 했다.

특히 이시원은 사무장으로 출연한 선배 김혜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김혜은 선배님은 정말 너무 좋으시더라. 저 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모든 여자 후배들을 잘 챙겨주셨다. 연기적으로도 삶에 대해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후배들을 많이 아끼시고 선배님 본인 얘기도 허심탄회하게 해주시고. 성격이 정말 좋으셔서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시원(사진=김가영 포토그래퍼)
이시원은 김혜은에게 들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며 “저에게 ‘넌 되게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하시더라. 배우로서 정말 좋은 얘기인 것 같다. 그 말이 정말 기억에 남고 좋았다”며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후배들이 선배님 덕분에 용기와 힘을 많이 얻은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선배 김혜은의 이야기를 전하며 “인복이 많다”고 자랑한 이시원은 “‘역사저널’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거기서 만난 최원정 언니도 올해 만난 최고의 인연이다. 둘이 얘기도 잘 통하고 술 코드도 통하고 정말 잘 맞는다. 1주일에 한 번씩 촬영을 하는데 1주일 안 보면 보고 싶을 정도”라며 “정기적으로 마음 맞는 사람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게 정말 좋고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오케이 마담’에서는 허당기 넘치는 신혼 아내지만, 매주 출연하는 ‘역사저널’에서는 따뜻하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보여주며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시원. 그는 “‘오케이 마담’에서는 신혼 아내로, ‘역사저널’에서는 이시원으로. 각각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제가 배우는 것 얘기하는 것, 얘기 듣는 걸 좋아한다. ‘역사저널’은 그 욕구를 일주일 한 번씩 해소시켜주고 있다.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난 좋은 프로그램이다. 기회가 되면 ‘역사저널’ 같은 모습처럼, 지적이지만 인간미가 베이스가 된, 따뜻한 지적임을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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