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의 2배를 설비투자로..중국 SMIC의 '파운드리 굴기'[양철민의 인더스트리]
올 투자예상액 32억→43억→67억弗로 3개월마다 늘어
美 제재 대응해 SMIC 통한 '파운드리 굴기' 큰그림
中의 세제 혜택 등 '묻지마 지원'이 투자 원천
파운드리 1위 노리는 삼성의 '비전2030' 차질 우려
SMIC의 이 같은 설비 투자액은 지난해 매출액(31억1,600만달러)의 2배가 넘으며 올 상반기 매출액(18억4,000만달러)의 4배 수준이다. TSMC의 올 설비 투자예상액이 160억~170억달러 규모라는 점에서 SMIC가 TSMC의 투자액의 40% 수준을 올해 집행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 2·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1.5%인 반면 SMIC는 4.8%에 그쳤다.
SMIC의 이 같은 급격한 CAPEX 증액 배경에는 사실상 중국 당국의 ‘밀어주기’가 자리하고 있다. SMIC는 본사인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내에 9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각 공장이 자리한 지방정부로부터 상당규모의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2·4분기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한 화웨이의 밀어주기도 투자 확대의 주된 배경 중 하나다. SMIC는 화웨이로부터 14나노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710A’를 주문받아 양산에 나서는 등 수익 구조가 점차 안정화 되고 있다. 미국 제재로 TSMC와의 협업이 불가능해진 화웨이는 SMIC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SMIC 또한 올해 7나노 공정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에 있는 등 화웨이와 보폭을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퀄컴의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65+’를 비롯해 삼성전자(005930)의 ‘엑시노스990’이 모두 7나노 공정 기반으로 생산 중이라는 점에서, SMIC의 공정 업그레이드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업계 최상위 파운드리 사업자와의 기술 격차를 1년 이내로 좁힐 수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SMIC의 급격한 성장이 ‘차이나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필수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2인 3각’ 체제로 돌아가는데, 미국 제재로 TSMC를 중심으로한 파운드리 공급망이 깨진 상황이다. 중국은 팹리스 분야에서는 세계 정상급인 하이실리콘을 보유한 만큼 SMIC의 기술력도 세계 정상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반도체 굴기가 가능하다. 특히 중국은 모바일 AP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까지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 파운드리 시장 1위 등극을 노리는 삼성전자로서는 이같은 SMIC의 투자 확대가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로 삼성전자의 미래가 달려있는 사업이다.
물론 SMIC의 기술력 업그레이드는 한계가 있다. 미국 제재로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 제한이 생겨 5나노 이하 공정 제품 양산이 불가능한 탓이다. 반면 이 같은 하이엔드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 반도체 양산은 멀티패터닝 기술 및 불화아르곤(ArF) 기반 노광장비만으로도 가능하다. 중국 팹리스 생태계 확대의 과실(果實)을 SMIC가 오롯이 따갈 수 있는 셈이다.
최근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10나노급 공정 만으로도 생산 가능한 ‘필드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 또한 SMIC의 성장을 낙관하는 배경 중 하나다. TSMC 따라잡기도 벅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로서는 SMIC의 추격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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