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속 총리 안보여"..78%가 아베 지도력 "불신"

김상진 2020. 8. 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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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에 日 국민 불만 폭주
내각 지지율 37%, 올 들어 가장 낮아
연립여당도 "총리 발신 없다" 쓴소리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일본인들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지도력에 대한 불만은 물론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총리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은 아베 신조 총리가 1945년 8월 6일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이날 원폭 투하 75주년 행사 참석으로 아베 총리는 49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게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7~9일 실시, 1083명 응답) 결과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8%에 달했다. 정부의 전반적인 대응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로 ‘평가한다’는 응답(27%)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불신이 쌓이면서 아베 내각 지지율도 계속 하락세다.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37%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로,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래 최고치다.

아베 내각 지지율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권의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여권 내에서조차 아베 총리에 대한 쓴소리가 나온다. 9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지지율 하락과 관련 “총리의 (메시지) 발신이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선대위원장도 “총리가 좀 더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이날 말했다.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여행 보조금 정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에 대해선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응답이 85%에 달했다.

실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 정부가 여행을 독려해도 일본 국민은 스스로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8일부터 명절인 오봉(お盆·8월 15일) 대연휴가 시작됐지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귀성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76%로 높게 나타났다.

연휴가 시작된 8일 오전 일본 도쿄역 신칸센 플랫폼이 한산한 모습(위)을 보였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오봉 연휴 첫날 모습.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여행이나 고향 방문을 포기한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 내에선 1인당 현금 10만엔을 지원한 효과가 "여름 동안 지지율을 올릴 것"(아베 측근 각료)이라는 낙관론도 나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미 지난달 말까지 지원금의 97%가 지급된 만큼 추가로 지지율을 떠받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3%로 지난달(32%)과 거의 비슷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달과 같은 5%에 머물렀다.

내년 9월까지 임기인 아베 총리의 후임을 묻는 질문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꼽은 답변이 24%로 수위를 지켰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상은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오른 13%로 약진했다. 아베 총리는 12%, 유력 후보로 꼽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후임으로 꼽은 비율은 각각 4%였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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