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권자 78% "아베 총리 바이러스 대응에 지도력 발휘 못해"

정원식 기자 2020. 8. 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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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현지시간)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피해 7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코로나19 대응 탓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7∼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 여론은 지난달 3∼5일 실시한 같은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 떨어져 37%를 기록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33%)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코로나19 대책에 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평가했다. 지도력을 발휘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아베 총리가 오랜 시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다가 최근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를 계기로 열린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무성의한 답을 내놓은 것도 민심 이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75주년 추모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단 두 개만 받고 회견을 마쳤다. “아직 질문이 있다”는 기자들의 고함이 이어졌지만 아베 총리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9일 위성방송 BS아사히(朝日)에 출연해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총리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할 때는 제대로 (회견을) 여는 것이 좋다”고 쓴소리를 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일본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에 대해서는 85%가 부적절하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49%는 국민건강을 위해 신속하게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48%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긴급사태 재선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응답했다.

총리의 장기간 재임에 부정적 측면이 많다는 응답자는 32%로,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생각하는 응답자(20%)보다 많았다.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같은 수준이라는 답은 42%였다.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4%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2위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6%), 3위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13%)이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33%, 제1야당인 입헌 민주당이 5%였다. 응답자의 46%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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