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코로나 감염 노동자 산재 인정
[경향신문]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연된 노동자가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쿠팡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산재 인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전모씨의 산재 신청과 관련해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했다.
전씨가 업무상의 이유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부천신선물류센터는 환기구나 창문이 존재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으로, 한 번에 400여명의 노동자들이 투입돼 근무했다. 노동자들은 바쁠 때는 2인 1조로 작업을 하는 등 충분한 간격을 유지하지 못한 채 밀집 근무를 해야 했다. 이 같은 작업 환경은 쿠팡의 한 박자 느린 대처와 맞물려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23일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물류센터는 25일까지 정상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만 총 15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에 산재 인정을 받은 전씨 역시 지난 5월25일까지 근무를하고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산재 승인이 이뤄지면서 치료비와 감염으로 인해 일하지 못한 날에 대한 손실은 일부 보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전씨가 입은 피해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씨의 감염으로 인해 전씨의 가족들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씨의 가족 중 한 명은 감염 이후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다. 현행법 상 산재보험은 업무상 질병 등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만 지원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업무중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업무상 질병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요양 및 보상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노동자가 산재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모임은 이날 “코로나19라는 질병명이 명확하고, 업무관련성 역시 질병관리본부의 동선 파악 등으로 사업장 감염이 분명하다면 추정의 원칙에 따라 질병판정위원회 심의절차를 생략하여 신속한 승인을 통해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경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산재가 원칙적으로 본인에게만 인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의 경우 치료비 지원조차 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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