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승부처]오재원의 송구 실책 그리고 정훈의 10구 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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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이전과 이후로 갈리는 경기.
7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치국이 선두타자 한동희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딕슨 마차도를 상대로 내야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반대로 롯데는 전준우의 홈런이 나온 이후 더욱 경기력이 상승했다.
실책이 불러온 나비 효과와 정 훈의 볼넷이 경기를 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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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8회초 이전과 이후로 갈리는 경기. 양팀의 승부처는 어땠나.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순위 싸움이 한창인 두팀의 대결에서, 롯데가 8대4로 웃었다.
경기 중반까지는 두산이 앞섰다. 두산은 선발 투수 이영하가 6이닝동안 6안타 1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3번의 득점권 실점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스스로 방어에 성공했다. 또 두산 타자들은 필요할 때 점수를 만들어냈다. 6회말 연속 안타를 앞세워 3-0 리드를 잡았고, 7회말 추가점으로 4-0까지 달아났다. 무난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8회초 반전이 시작됐다. 수비 실책이 겹쳤다. 7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치국이 선두타자 한동희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딕슨 마차도를 상대로 내야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1루 주자까지 태그 아웃 시킬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땅볼 타구를 잡고 멈칫 하던 2루수 오재원의 1루 송구가 악송구가 되면서 더블 아웃이 될 수 있었던 장면이 무사 1,2루 위기로 바뀌었다.
박치국이 안치홍까지 상대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우중간 2루타로 끝내 실점이 나왔고 결국 두산 벤치는 다시 움직였다. 1실점 후 무사 2,3루 위기에서 우완 홍건희가 등판했다. 최근 두산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홍건희는 김준태를 희생플라이로 처리하고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후 김재유까지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듯 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의 끈질긴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때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뒤이어 터진 홈런이 더 화려했지만, 진짜 포인트는 정 훈의 볼넷이었다. 정 훈은 홍건희와 무려 10구까지 가는 집중력을 보인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다음 타자 손아섭도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나갔다. 두산 입장에서는 끝내야 하는 이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롯데는 2아웃에서 아슬아슬한 기회를 붙잡고 있었다. 롯데 타자들은 홍건희가 던지는 스트라이크존과 차이가 큰 떨어지는 유인구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전준우. 홍건희가 전준우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김원형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두산 벤치는 투수 교체 없이 홍건희를 밀고 갔다. 2구 스트라이크를 꽂은 홍건희는 3구 헛스윙 유도까지 성공했다. 1B2S에서 전준우가 4구 볼을 골라냈다. 그리고 5구째 홍건희는 146km짜리 직구를 한가운데로 던졌다. 직구를 기다리던 전준우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았다. 쾅. 치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날아가는 타구는 결국 잠실 구장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 홈런이 되고 말았다. 홍건희는 마운드에 주저 앉았고, 두산은 역전을 허용한 이후에 투수를 다시 윤명준으로 교체했다. 최근 3연투, 8월에만 5번째 등판하는 홍건희가 무너진 순간이다.
반대로 롯데는 전준우의 홈런이 나온 이후 더욱 경기력이 상승했다. 실책이 불러온 나비 효과와 정 훈의 볼넷이 경기를 바꿔놨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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