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방전.."보수정권 탓" vs "제2의 윤희숙을 찾아라"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2020. 8. 4. 04: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 여야 부동산 공방 가열
민주당의 '부동산 입법' 마무리 앞두고 책임론 프레임 신경전
민주당, 이명박‧박근혜 시절 부양책 원인으로 지목.."미국도 공산주의냐"
통합당, 조세정책 한계 지적.."월세가 주거안정이냐"
'윤희숙 효과'에 들뜬 통합당, 4일 본회의서 반대토론 예고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 본회의에서 종부세 강화 등 부동산 대책 입법을 매듭짓겠다고 예고했다. 여당의 입법 독주에 반발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윤희숙 5분 발언' 2라운드에 나설 태세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폭등의 원인을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으로 돌려 야당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고, 미래통합당은 전세 대란과 월세 발언 논란을 구실로 여론전을 위한 반대토론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수정권 책임론 꺼내 든 與…'색깔론' 제기에 역공도

민주당은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며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자, 과거 보수정권에도 부동산 폭등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도 부동산 폭등의 책임을 회피해선 안된다"며 "지금 부동산 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간 누적된 부양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부동산 안정화 정책은 과거 정부 정책의 폐단을 극복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투기세력과 결탁한 부동산 복합체의 정책 흔들기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때 '부동산 3법' 조치가 부동산 가격에 누적돼 영향을 미쳤다"며 김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을 공산주의에 빗댄 비판이 통합당 내에서 나온 데 대해선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일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적 소유는 모두 국가가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은 150년 전 칼 마르크스가 던진 공산주의"라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비유했다.

김 원내대표는 "철 지난 이념공세로 부동산 정책을 흔드는 통합당의 행태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거품에 직면한 선진 국가들은 임대차상한제와 강력한 보유세를 도입하고 있다. 통합당 주장대로라면 미국과 독일, 프랑스도 공산주의 국가에 속한다"고 말했다.

기존 세입자에게 추가 2년의 계약갱신요구권 부여와 함께 전월세 인상률을 5%로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선진국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색깔론' 반격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도의 필요성은 오랫동안 논의된 것이지만 20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법이 늦어져 21대 국회로 넘어온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하고 임시 국무회의까지 열어 공포한 것은 시장의 혼란을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속도전에 힘을 실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30일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본회의 5분 연설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전세 대란에 여당發 '월세 실언'까지…본격 여론전 나선 野

지난달 30일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이 호평을 받으면서 대여 투쟁에 탄력을 받은 통합당은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서두에 자신을 '임차인'이라고 소개한 윤 의원은 전세금 인상에 제한을 두는 정책으로 인해 대대적인 '월세 전환' 등 부작용이 속출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 "언뜻 보기엔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것 같지만 세입자와 임대인 갈등을 더 가속화하고 있다"며 "과연 정부가 제도적으로 시장 가격에 관여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냉정히 판단했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이 법안은 세입자에게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이런 정책을 노력하면 할수록 종국엔 주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윤희숙 의원이 법안의 내용상 문제와 절차상 문제를 아프게 지적했다"면서 "민주당은 반성하거나 다짐도 없이 메신저인 개인을 공격하는 아주 치졸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이 '월세 사는 세상'이 오면 이게 민주당이 바라는 서민 주거안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세금 정책으론 폭등하는 부동산을 전혀 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윤희숙 의원의 발언 이후 민주당 의원들의 실책성 발언도 통합당의 여론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들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도 월세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월세 지역은 서울이 아닌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정읍 소재 건물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마에 올랐다.

통합당은 4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민주당의 법안 강행이 예상되자, '제2의 윤희숙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지원한 초선의원 뿐만 아니라 전문성 및 관료 경력을 갖춘 재선급도 투입할 예정이다. '좌파독재' 등 정파적 언어 대신 정책의 허점을 파고드는 연설이 효과를 얻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당 지도부는 본회의장에 출석해 자당 의원들의 반대토론과 자유발언을 들으며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법안 표결 때는 재석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서 표결엔 불참한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