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망자 나와도 짜파구리 파티” 코로나 유족, 국가에 손배소

입력 : 2020-08-01 08:00:00 수정 : 2020-08-01 08:34: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대구지역 사망자 유족들, 총 3억원 청구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던 지난 2월20일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오찬에는 기생충에 나왔던 ‘짜파구리’도 등장했다. 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유족들이 국가의 부실 대응으로 가족을 잃었다며 손해배상을 제기하는 소송을 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가의 부실 대응 책임을 묻는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31일 대구지역 코로나19 사망자 6명의 가족 19명을 대리해 국가에 총 3억원을 청구하는 손배소를 대구지법에 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지법 앞에서 ‘코로나19 희생자 유족 대리 국가 상대 손배소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변은 “올해 초부터 수십만명의 국민과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전문단체들이 코로나19의 근원인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을 위한 입국제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으나, 정부는 코로나19 예방과 치료를 위한 조치를 게을리한 채 끝내 중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그 확산의 책임을 특정 종교집단이나 특정 지역 문제로 떠넘기는 해이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그나마 지금까지 국민의 자발적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의료인 및 질병관리본부장 등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피해 악화를 막아내는 형편”이라며 “정부의 부실 대응 책임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한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파티를 하는 등 동떨어진 인식으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사망자도 잇따라 발생하던 지난 3월2일 오전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대구 남구 신봉덕시장에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대구=연합뉴스

한변 소속 권오현 변호사는 “코로나19 발생 당시 정부가 첫 환자,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며 “같은 시기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대만과 달리 국내에 왜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국민들의 목숨보다 대한민국 알리기에 앞서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지역 변호사인 김익환 변호사도 “코로나19로 대구지역 시민과 법조인들은 여러 가지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대구에서 발생했다는 주무장관의 발언도 있었는데, 대구·경북 시민들은 상처를 가지고 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국민들이 죽어 나가는데 웃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며 “피해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서 나섰고, 제대로 된 나라는 이러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1월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첫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정부의 부실 대응 논란이 일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사망자의 유족들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법원은 정부의 부실한 역학조사 등 대응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환자의 감염 경로 및 국가의 격리 조치 등 후속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해 사망자별로 배상 책임 인정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