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다시보기] 지적장애 팬과 놀이공원 간 상태형..한주 달군 오정세 미담

남지은 2020. 7. 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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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간 의미 있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주말에 다시보기'! 이번주 주인공은 배우 오정세다.

글쓴이가 말한 상태 형, 즉 문상태는 매주 토·일 밤 9시에 방영하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tvN·티브이엔)의 자폐 스펙트럼(발달장애 3급) 캐릭터로 오정세가 연기한다.

소속사는 오정세의 마음이 괜한 오해를 살까 봐 함구하려 했지만, 배씨의 동생이 글을 올리면서 사실이 전해졌다.

오정세를 잘 아는 한 배우는 <한겨레> 에 "오정세는 사람 냄새 나는 좋은 배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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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엔 '사이코지만 괜찮아' 배우 오정세]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한주간 의미 있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주말에 다시보기’! 이번주 주인공은 배우 오정세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소셜미디어가 떠들썩했다. 배우 오정세가 지적장애를 가진 팬 배아무개씨와 놀이공원을 방문했다는 얘기였다. 배씨의 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오빠가 상태 형(오정세)을 만나고 싶어해 오정세씨의 소속사에 연락했는데 (만남이) 성사가 됐다”고 밝혔다. 글쓴이가 말한 상태 형, 즉 문상태는 매주 토·일 밤 9시에 방영하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tvN·티브이엔)의 자폐 스펙트럼(발달장애 3급) 캐릭터로 오정세가 연기한다. 배씨는 드라마에서 트라우마 때문에 울부짖는 상태를 본 뒤 달래주고 지켜줘야 한다며 계속 만나고 싶어 했다고 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소속사의 얘기를 전해 듣고 오정세가 흔쾌히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오정세는 오전 내내 촬영을 하고 배씨를 만난 뒤 다시 촬영장으로 가 새벽까지 일했다. 오정세는 극 중 문상태의 모습 그대로 배씨를 찾았고 손을 잡고 놀이공원을 걸었다. 배씨의 여동생은 “순간순간 오빠의 눈높이에 맞춰 친구가 돼주시고 계속해서 오빠와 함께 이야기하며 온전히 집중해주셨다”며 “옷도 말투도 걸음걸이도 행동도 오빠를 위해 상태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기하는 자폐아 역에 진정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하기 힘든 일이다. 소속사는 오정세의 마음이 괜한 오해를 살까 봐 함구하려 했지만, 배씨의 동생이 글을 올리면서 사실이 전해졌다. 오정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소속사는 공식 언급을 피했다. 오정세를 잘 아는 한 배우는 <한겨레>에 “오정세는 사람 냄새 나는 좋은 배우”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부모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에 종종 들러서 대신 가게를 봐주곤 한단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오정세가 진심으로 연기해 더 빛나는 문상태는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여러 아쉬움을 가시게 한다. 극 중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그는 좋고 싫음을 확실히 얘기하고 소음과 불신, 폭력, 거짓말을 혐오한다. 오정세가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때 묻지 않은 어른이자 순수한 친구”라고 정리한 것처럼, 보는 내내 우리를 행복하게도, 부끄럽게도 한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에 자폐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문상태는 과장되지 않고 좀 더 섬세하다. 박신우 피디는 “시청자가 보기에 행복감을 느낄 연기자여야 하는데, 가능한 사람이 오정세뿐이었다”고 했다. 소속사는 “혹시라도 상태와 같은 삶을 사는 분들께 불편함을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매회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오정세가 배씨를 만나 진심으로 친구가 돼 준 것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이해가 간다. 그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시청자의 인식 변화를 바란다. “드라마가 끝난 뒤 변화가 있었으면 해요. 만약 길을 가다가 상태를 만나게 되면 ‘도와주고 싶다’가 아니라 ‘함께하고 싶다’는 정서가 들었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정세는 2000년 영화 <수취인불명>으로 데뷔해 20년간 1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묵묵히 제 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동백꽃 필 무렵>(한국방송2)의 지질하지만 밉지 않은 노규태로 활짝 폈던 그는 올 초 <스토브리그>(에스비에스)의 냉혹한 구단주 권경민으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젠 ‘문상태’를 통해 배우를 넘어 ‘사람’으로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이 알려진 뒤 배씨의 엄마는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적었다. “상태 형은 범준이를 위해 따뜻한 희망을, 소중한 사랑을 주셨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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