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데 무섭고, 슬픈데 뭉클..새파란 청춘의 '청량 납량특집' [여름휴가, 이 책과 함께 어때요]
[경향신문]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지음 | 민음사
더위를 물리칠 ‘납량 특집’은 보고 싶지만, 오싹한 호러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에게 권한다. 시퍼런 공포보다는 새파란 청춘에 가까운 ‘귀신 잡는 이야기’다. 한국 문단의 ‘믿고 읽는’ 작가 정세랑이 “오로지 쾌감을 위해” 쓴 장편소설인 만큼 재미는 단연 최고다. 웃긴데 무섭고 슬프고 뭉클하다. ‘코로나 블루’가 자욱한 여름을 견디기에 딱 좋은 청량한 책이다.
안은영의 직업은 사립 M고등학교 보건교사인데, 진짜로 몰두하는 일은 따로 있다. 자신만이 볼 수 있는 혼령과 악귀를 처치하고 쫓아내다 결국 위로까지 하고마는 ‘퇴마사’의 운명 때문이다. 퇴마 전용 무기인 플라스틱 칼과 비비탄 총을 들고 학교 안팎을 정신없이 누비는 안은영을 쫓다보면 각종 괴물들, 미스터리한 현상들과 함께 더없이 ‘인간적’인 사연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몸에 거대한 에너지가 흐른다는 이유로 안은영의 ‘피 주머니’로 전락한 M고 한문교사 홍인표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안은영과 홍인표 사이 흐르는 미묘한 ‘썸의 기류’ 역시 놓칠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올해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이다. 배우 정유미와 남주혁의 얼굴로 다시 태어날 안은영과 홍인표의 이야기를 미리 ‘예습’하기에 적당한 때다. 영상에는 미처 담기지 못할, 정세랑 특유의 사려 깊은 문장들이 주는 즐거움을 곱씹어보자.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래와 눈 마주치며 헤엄이라니..상상만으로도 푸르게 시리다
- 한때는 비주류였던 '파란색'..어떻게 주류 세계에 진입했을까
- 오디세우스가 항해했던 지중해그곳으로 떠난 아버지와 아들
- 세상에 파란을 일으켰던 그 사건, 그럼에도 이 책을 권하는 건..
- 시급 일터 3년간의 노동일지..임시계약직 노인장의 '퍼런 멍'
- 다시 바다, 바다가 되는 꿈..5.7m 길이의 '푸른 꿈' 속으로
- 윤 대통령, 이재명 대표에 총리 후보 추천 부탁하나…첫 영수회담 의제 뭘까
-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4·19 도둑 참배” 비판···이재명·조국은 기념식 참석
- [스경X이슈] “할 말 할 날 올 것” ‘사생활 논란’ 유영재, 라디오 하차
- 디올백 건넨 목사 ‘김건희 스토킹’ 혐의 입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