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열전] '개척자' 아이코스 vs '추격자' 릴..3년 새 '희비교차'

이현석 입력 2020. 7.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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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시장 아성 흔들..마케팅·신제품서 KT&G와 대조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쌓아올린 '아이코스'의 아성이 추격자 KT&G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KT&G는 선두 주자인 한국필립모리스가 지지부진한 사이 다양한 궐련형 전자담배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G의 '릴'은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단말기 판매 점유율 55%를 기록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릴에 활용되는 전용 궐련 '핏·믹스' 등의 지난 1분기 시장 점유율도 31.5%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는 KT&G에게 매우 고무적인 성적이라는 평이다. 시장에 최초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소개한 필립모리스가 아직 과반 이상의 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고객'의 절반 이상은 릴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자의 '개척자'였던 아이코스의 아성이 릴의 거센 도전에 흔들리고 있다. [사진=각 사]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개장 초기 시장을 선점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의 기세에 밀려 의미 있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릴의 출시가 아이코스에 비해 6개월 가량 늦은데다가 당시 아이코스의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생소함으로 인해 출시 직후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KT&G는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신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였다. 먼저 기존 릴에 다양한 전용 스틱을 보완했으며 전국 190여개의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또 업계 최초의 '방문·택배 A/S'를 도입해 전국 서비스망을 확충했다. 그 결과 릴은 출시 1년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2018년 말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연무량'을 액상을 통해 보완한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본격적 반전을 일으켰다. 릴 하이브리드는 출시 직후 시장으로부터 "찐맛을 줄였고 연무량이 풍부하며 청소가 간편하다"는 호의적 평을 얻었고 현재 시장 선두권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공략에 전력을 다하는 동안 한국필립모리스는 다소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하이브리드 제품은 국내에 선보이지 못했고 경쟁 기기 대비 약점으로 꼽혔던 연속 사용이 가능한 '아이코스 멀티'를 출시했지만 적은 배터리 용량으로 지적받았다. 이후 출시된 '아이코스3 듀오'도 최대 2번까지만 연속 사용이 가능해 불만이 이어졌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머지 않아 릴이 아이코스의 1위 자리를 빼앗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담배 시장의 트렌드가 잘 바뀌지 않고 한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을 고려해 보면 이미 릴이 아이코스의 수요 상당 부분을 빼앗아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평이다.

또 정부 당국이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강화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은 한국필립모리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바라봤다. 국내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KT&G와 달리 한국필립모리스는 글로벌 본사 정책에 따라야 한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글로벌 필립모리스 본사 비전을 이유로 일반담배 시장에서의 마케팅을 거의 펼치지 못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이슈에 대해 적극 반응하고 있어 '재반전'의 여지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은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 [사진=한국필립모리스]

다만 최근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재역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당국의 규제가 이데올로기적이라며 과거와 달리 규제 혁신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최근 아이코스 출시 3년차를 맞아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고 구 기종 보상판매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집토끼 지키기'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시장 후발주자라는 어려운 상황을 적극적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망 확충 등을 통해 타개했고 선두 등극이 가장 유력한 상황까지 릴을 성장시켰다"며 "담배 시장의 트렌드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아이코스의 1위 자리를 빼앗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쫓기는 1위'가 된 한국필립모리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기존 단말기의 수명이 끝나가는 올해 연말을 전후해서 신제품 출시 등을 포함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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