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인사서 또 윤석열 패싱? 추미애가 쥔 '4가지 스매싱 카드'

강광우 2020. 7. 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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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법무부는 이번 주 안에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승진 대상 인사 기수, 인사 방향 등을 정하는 검찰인사위원회는 29일 또는 30일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통 검찰인사위가 열리면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 날 인사 결과가 발표됐다. 후속 고검검사급(차장검사 이하) 인사도 8월 초로 예상된다. 이번 검찰 인사의 4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① 이번에도 '윤석열 패싱' 할까
검찰청법 34조 1항은 검사 인사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올해 1월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확정된 인사안을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에게 사실상 '통보'했다. 인사 대상자들의 복무평가와 인사에 대한 개략적인 구도를 담은 인사 자료인 '블루북(bluebook)'도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윤석열 패싱' 논란이 커졌다.

이번에도 윤 총장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검찰인사위가 코 앞이지만,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기초적인 인사 자료만 요청할 뿐 적극적인 소통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장관과 검찰총장이 만나서 협의하는 과정은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한발 더 나아갔다. 검개위는 이날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검찰청법 제34조 1항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에서 검찰총장 대신 검찰인사위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검찰총장은 인사 관련 의견을 검찰인사위에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러스트=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②고위직 공석 '10자리' 다 채울까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10자리다. 기존 공석 6자리에 최근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 김영대(57·22기) 서울고검장과 양부남(59·22기) 부산고검장이 사의를 밝혔다. 윤 총장과 23기 동기인 이정회(54) 인천지검장, 송삼현(58) 남부지검장도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법무부의 사퇴 압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주로 27~28기다. 기수별로 승진권에 있는 인사는 5명 안팎이라 이번 인사의 폭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검사장급 고검 차장 자리 상당수를 비워놓는 추세도 있다. 이 때문에 공석을 5자리만 채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③친추·반추로 나뉜 검찰, 신상필벌할까
채널A 기자 강요 의혹 사건은 이번 인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절차 등을 놓고 검찰 내에서 추 장관의 의견에 동조하는 인사들과 원칙론을 고수하는 인사들로 극명하게 나뉘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이 수사 지휘를 통해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받은 중앙지검 수사팀 라인과 이를 뒷받침한 법무부 간부 검사들 그리고 이에 동조한 일부 대검 부장급 간부들은 승진이나 요직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강요 미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던 인사들은 좌천될 가능성이 있다.

정권 관련 의혹이 제기된 수사를 어떻게 처리했느냐도 이번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무부가 송삼현 지검장의 사퇴를 압박한 데는 라임 사태 관련 수사를 강도 높게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이번 정권에 악재로 꼽히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수사, 옵티머스 사태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의혹 수사, 정의기억연대 수사 등은 모두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지방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무리한 수사를 하거나 반대로 지지부진한 수사를 했다면 책임을 지는 인사를 해야 한다"며 "현 정권 인사들은 지난 정권 때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정치적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이 인사상 혜택을 보면 안 된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번에 그것을 지킬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채널A 기자 강요 의혹 사건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연합뉴스]



④윤석열 '고립무원' 인사 낼까
윤 총장은 지난 1월 검찰 중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에 핵심 사건 수사 지휘를 위해 필요한 대검 간부 6명만이라도 유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대검 간부들은 총장의 수사 지휘 사항을 이행하는 '눈과 귀'로 불린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의혹 등 수사하며 윤 총장의 '손과 발'이 돼주었던 차장검사들도 모두 좌천됐다.

추 장관이 이번 인사에서는 윤 총장의 최측근을 모두 잘라내 고립시키는 인사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대검의 한 간부는 "측근들을 모두 잘라 내더라도 법과 원칙을 고수하는 윤 총장 지지하는 실무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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