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부 중고차매매 사이트, 100대 중 95대는 가짜"

배재성 2020. 7. 2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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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허위매물 의심 사이트 조사. 사진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허위매물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 31곳의 판매상품을 조사한 결과, 95%가 실제로 구입할 수 없는 허위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6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온라인 중고차매매 사이트 가운데 소비자가 많이 찾은 상위 사이트 중 허위매물이 의심되는 31곳을 대상으로 한 업체당 100대씩 3096대를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 조사한 결과, 95.2%인 2946대는 허위매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제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중고차는 4.8%인 150대에 그쳤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27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고차 시장은 자동차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싼 가격을 제시해 고객을 유도한 뒤 비싸게 판매하는 등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접수된 제보에 따라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실시됐다.

도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엔진을 통해 차량소재지, 사업자 정보, 차량 시세 등의 내용이 부실한 31개 사이트를 선정, 사이트 당 100대를 임의 추출한 뒤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중고차판매자는 상사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상품용 중고차로 정식 등록하고, 상품이 판매된 후에는 해당 상품을 삭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 사이트 차량 3096대 중 중고자동차 상사명의로 소유권 이전 후 매매상품용으로 정식 등록된 차량은 150대(4.8%)에 불과했다. 나머지 2946대(95.2%)는 허위매물인 셈이다.

유형별로는 ▲차량말소 71대 ▲번호변경 304대 ▲차량번호 조회 불가 24대 ▲명의 이전 완료 차량(판매완료 등) 2547대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명의이전이 완료된 지 1년 이상 지났는데도 인터넷 사이트상에서 매물로 게시돼 있는 차량이 2390대(81.1%)에 이를 정도로 지속해서 방치되고 있어 사실상 관리가 부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조사대상 3096대의 판매가격과 주행거리를 살펴보면, 중고자동차 판매자가 게시한 판매가격은 평균 748만3000원 수준이나 실제 취득가액은 평균 2129만6000원으로 2.8배 비쌌고, 주행거리는 5899km이나 명의이전 당시 실제 주행거리는 2만8422km로 4.8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허위매물을 주로 등록하는 사이트는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명분으로 사이트상의 상품정보나 매매과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고지를 하고 있다.

또, 대부분 다른 사이트에 등록된 사진을 무단 복사, 매물로 게시하고 차량 가액을 매우 낮게 책정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기홍 경기도 소비자권익팀장은 “중고차 매물을 보던 고객이 ‘어, 이 차가 모델도 새롭고 값도 싸고 주행거리도 적네’라면서 해당 사이트에 나온 연락처로 전화하면 이곳에서 딜러를 연결해주고, 막상 가보면 ‘해당 차는 팔렸다’며 다른 차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속이고 유인하는 미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허위매물을 게시하고 부당 광고한 사이트에 대해 수사의뢰하고 사이트 차단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자동차365홈페이지(www.car365.go.kr) 등에서 제공하는 실매물 검색 서비스 활용을 권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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