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시민이 새롭게 출간된 '김지은입니다'를 읽고 있다./사진=뉴스1 |
김씨는 24일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박 시장의 성추행을 고발한 피해자 A씨에게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며 "긴말보다 그분의 손을 잡아 드리고 싶다. 당신 곁에 서겠다. 힘내라"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의 사망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과 관련해 "죽음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피해자를 향한 일부 대중의 가혹한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실체 규명은 필요하다"고 했다.
A씨와 김씨가 피해를 겪고도 오랜 기간 피해 사실을 고백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여론에 "남자들은 상사와 폭력과 폭언을 당했다고 바로 회사를 관두지 않는데 성폭력은 다르다고 얘기한다"며 "제가 지키고 싶은 전부인 '노동자 김지은'으로서의 삶을 걸고 미투를 해야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미투 이후) 저에 대한 거짓과 음해는 점차 커져만 갔다"며 "함께 했던 동료 중 일부는 위증과 2차 가해를 하기도 해 이를 보는 게 너무나 큰 충격이자 고통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 안 전 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공개 조문 행렬이 이어진 것에 대해 "공포스러운 한 주였다"며 "유죄 판결 뒤에도 변함없는 (가해자의) 위세와 권력의 카르텔 앞에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새삼 다시 느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여전히 전 온라인에서 화형대위 사로잡힌 마녀였다"며 "불은 꺼지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언제쯤이 고통이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직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괜찮지 않은 날이 더 많다"며 "모든 일상이 깨진 유리처럼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는 근황을 전했다.
김씨는 "인간이고 싶어 미투를 했지만, 정상적인 삶을 한순간도 영유할 수 없다. 후회하진 않지만 미투 이후 마냥 행복하다고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났을지도 모른다"고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