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여름휴가, 갈지 말지 망설이는 국민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20. 7. 2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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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집단 이동이 시작됐는데

[편집자주] 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여름 마스크 쓴 휴가는 상상하지 못했다. 회사에서는 휴가를 가라고 하지만 직장인들은 갈지 말지 망설이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예년보다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79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의하면 “응답 기업의 62.7%가 올해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시행할 계획으로 밝혀 전년대비 1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시행 이유는 ‘연차수당 등 비용절감 차원’이 47.1%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전반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자구노력이 휴가 권장으로 이어졌다. 휴가기간은 예년처럼 7월말~8월초가 83.3%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휴가 계획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20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의 53.2%가 올해 여름휴가를 다녀올 계획으로 밝혀 전년(69.7%)보다 16.5%p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휴가를 계획하지 않은 직장인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걱정 때문(69.5%)”이었다. 코로나 위험이 사라지지 않아 집에서 쉬거나 일일 여행으로 대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면접촉이 필요한 업종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서비스업 중 예술·스포츠·여가 업종과 함께 숙박·음식점업이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숙박·음식점업은 2월부터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나빠지기 시작해 3월 –32.5%로 가장 악화됐다가 4월 –24.6%, 5월 –14.0%로 감소폭을 줄이며 회복 중이다.

이런 추세 속에 여름휴가철을 맞아 상당부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여행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1~5월 내국인 해외 출국은 약 377만명으로 전년(1251만명) 보다 약 70% 가량 감소했다. 5월은 –98.4%나 감소했다. 또한 해외 관광객 입국이 제한되면서 국내 여행지의 감염 위험도 현저히 줄었다. 17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남녀 19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바뀐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여행을 떠난다”고 응답한 비율이 40.2%로 가장 높았다.

이렇게 전체 휴가 수요는 줄었지만 해외여행자가 회귀하면서 국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 됐다. 여행지가 밀집된 강원도와 제주도는 해외여행의 대체 수요지로 떠올라 경기 악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2분기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전국)가 전년 동기에 비해 35만5000명 줄었지만 관광지가 몰려있는 강원도는 취업자수가 1만1000명 감소에 불과했고 제주도는 오히려 2000명 늘었다.

숙박 형태 선호도 바뀌었다. 보다 안전한 휴가를 위해 올해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대면 접촉이 적은 숙소를 찾는 경향이 커졌다. 외부접촉이 적고 가족끼리 물놀이가 가능한 풀빌라가 예년보다 일찍 예약이 만료됐다. 숙박비만 하루 30~10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인데도 성수기 뿐 아니라 9월까지 예약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처럼 올해 여름휴가는 기업이 휴가를 권장하고 직장인은 휴가를 꺼려하는 가운데 국내 여행객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전히 위험요소는 남아있다.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전염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불안감은 많이 해소됐다지만, 여행객이 늘면 자칫하다가는 제2의 감염 대란이 발생해 휴가철 여행 특수를 위협할 수 있다. 최근 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70세 여성)가 지난 9~14일 제주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우나와 찻집에서 4명의 2차 감염을 발생시킨 예가 있었다.

그렇다고 감염 위험만 생각해서 개인의 휴식권과 관광업계 생존이 달린 국내여행을 하지 말라고 디마케팅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전과 같은 대면접촉을 권장할 수 없지만 최고 수준의 엄격한 방역만 고집하기도 어렵다. 감염 위험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해도 생존과 휴식을 위해 일과 휴가는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만성화되면 이런 모순된 상황에 처하는 일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마스크 없던 휴가철이 있었는지조차 먼 기억처럼 사라진 지금,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집단 이동이 시작된 이번 여름휴가는 방역과 경제활동의 조화가 가능한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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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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