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데뷔 18년' 서지혜 "20대 중후반 슬럼프 일상으로 극복"
6개월 넘게 한 작품에 매달리다 보면 쉬고 싶기 마련. 그러나 서지혜는 '사랑의 불시착' 내유외강 서단 역할도,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속 통통 튀는 비타민 도희 역할도 놓칠 수 없었다. 극과 극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기 때문. 서지혜는 "끝나서 시원하다. '사랑의 불시착' 끝나고 곧바로 촬영을 시작해서 내겐 긴 시간이었다. 1년 동안 두 작품을 연달아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알차게 보낸 느낌"이라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도도함'과 '차도녀'에 '러블리'란 수식어도 얻었다.
"본래 러블리한 성향이 아니다. 평상시 성격도 씩씩하다. 도희를 러블리하게 보여주려고 한 적이 없는데 러블리하게 보였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다행이다 싶다."
-극 중 먹방이 많았다. 체중 관리에 부담되지 않았나.
"제목부터 '저같드' 아닌가. 저녁 메이트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로 저녁이나 새벽에 먹는 신이 많았다. 심지어 새벽 3~4시에 짜장면을 먹었다. 촬영 때문에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았지만 평소 잘 붓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관리 아닌 관리를 했다. 가장 맛있던 음식은 삼겹살이었다."
-평소 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인가.
"몰아서 하는 걸 잘 못한다. 그래서 평상시에 조절하는 스타일이다. 관리해야 할 때 라이트 하게 먹곤 한다. 먹다 보니 야채가 맛있기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신경 써서 먹는 것 같다. 쉴 때는 가끔 떡볶이도 먹고 술도 먹고 그런다."
-데뷔 18년 차인 것을 체감하나.
"스태프들의 80% 이상이 (나보다) 어리다. 어린 친구들이 내 나이를 몰랐다가 알고 나면 '선배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때 갭 차이가 확 느껴진다. 아직까지 난 철이 없다고 생각한다. 격식 없이 젊게 살고 싶기도 하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내 밑에 있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란 생각이 드니 갭 차이를 못 느끼고 일한다. 그러다 그들이 날 깍듯하게 대할 때 그 부분이 체감된다."
-지난 시간 되돌아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
"데뷔할 때 연기의 '연'자도 모르고 시작했다. 패기와 열정으로 무작정 달려왔다. 그런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도 연기에 대해 잘 모르고 힘들지만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 커졌고 잘하고 싶다. 책임감도 더 크다. 달라지지 않은 건 여전히 연기가 재밌다는 것이다."
"20대 중후반쯤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과연 이 직업과 적성이 맞는가' '내가 잘 가고 있는 것인가' '연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지점이 부딪칠 때가 있었다. 대단한 인기를 얻으려고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라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되새기며 마음을 좀 놓기 시작했다. 연기를 잘하는 걸 목표에 두고 달려보자고 결심했다.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터닝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어느 순간 아무것도 모르고 연예계에 온 것에 대한 중압감이 터져버린 것 같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년 정도 쉬었다. 학교 다니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조금씩 마음을 잡아갔다. 그때 안 쉬었으면 연기를 그만뒀을 것 같다. 그때의 나에겐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친구들이랑 아무 생각 없이 놀고 학교 공연에 집중했던 시기다."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체력이 좋은 것 같다. 힘들지만 현장에 가서 움직이고 연기하면 에너지를 받는 스타일이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생기가 생긴다. 그게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집에서 쉬면 몸이 근질근질거린다. 일하는 게 제일 재밌다."
-주로 쉴 때 무엇을 하나.
"자거나 운동을 한다. 밀린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도 좋아한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요즘 갈 수가 없어서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을 찾아보고 있다. 최근 만화책도 읽었다."
-예능 욕심은 없나.
"특별하게 할 수 있는 거나 보여줄 게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예능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본업이 연기라 연기에 대한 것들이 포커스로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마음의 문이 열리면 해보겠다.(웃음)"
-도전해보고 장르가 있나.
"액션이나 팜므파탈 역할을 소화해보고 싶다. 어두운 지하세계에 있는 다크한 캐릭터 말이다. 그 외에도 너무 많은데 일단은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의향이 있다. '저같드'를 통해 다음에 나의 모습을 좀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날려준 작품이다. 점수로 치면 90점 정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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