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10월의 깜짝 카드'?..김여정 "우리에겐 무익"

정영훈 입력 2020. 7. 10. 09:50 수정 2020. 7. 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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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북한)이 만나고 싶어 하고 우리도 분명 그러는 것으로 이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각 7일 미국 '그레이TV'와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불발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3차 회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이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아마도"라면서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마음이 급해진 것일까요?


■ 폼페이오 "우리는 대화를 계속할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

오늘(현지시각 9일)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거들었습니다.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확답은 피했습니다.

"협상 상대와 진행 중인 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고 말입니다.

이 말은 해석에 따라 물밑 움직임이 있다는 말로 들릴 여지가 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나아가 2018년 4개 항의 합의문이 나왔던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이런 회담이 지속하길 강하게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미 간 고위급 회담 역시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습니다.

당장 정상회담은 아니더라도 이를 위한 고위급 접촉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북미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북한을 향해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고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를 임명해달라'며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북측 협상 상대 임명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 김여정 "올해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본다"

북한은 일관되게 북미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에 부정적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오늘(10일) 담화에서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연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무익하다"는 점과 그런 회담으로 "그나마 유지되어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이 발언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고위급 접촉 가능성 발언 6시간 만에 나온 반응입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말했다는 점에서 대화에의 의지는 전혀 없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김 부부장은 현재 북미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간의 특별한 친분 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특히 "(김정은)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북핵' 美 "위협 안 돼"…北 "비핵화 의지 있다"

북핵 프로그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지켜봐야 한다"면서 "알다시피, 아직 운반수단(no delivery) 등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김정은과 잘 지내고 있고,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어 "우리도 누구도 잃지 않았고, 누구도 죽지 않았다"면서 "아무튼 9천 마일 떨어져 있다, 9천 마일"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장거리 운반체계가 없는 상황에서는 북핵프로그램이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취지로 읽힙니다.

이에 대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뜻도 오늘 밝혔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말입니다.

■ 북한의 관망…'10월의 서프라이즈'?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상황을 관망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커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과 흑인사망 시위사태, 볼턴 회고록 폭로 파문 등 각종 악재에 따른 지지율 하락 상태인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북미정상회담을 꺼내 드는 시나리오를 이제는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그야말로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라는 깜짝 카드의 현실화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정영훈 기자 (jyh21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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