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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죽어야 사는 길 가나…'식물총장' 우려 속 반전 여지

임기 절반 남았지만 리더십 타격…7월인사 후 더 약화
'쟁송절차' 첫 언급 주목…공세 속 정치적 존재감 커져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20-07-10 06:00 송고 | 2020-07-10 11:46 최종수정
윤석열 검찰총장이 탄 차량이 9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탄 차량이 9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의 결과만을 보고받으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사실상 수용하며 조직 장악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월 내로 예상되는 검찰 정기인사를 거쳐 윤 총장 입지는 더욱 좁아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추 장관은 올초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윤 총장 참모진을 대거 교체한 바 있다.
다만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면서도 '쟁송' 절차를 언급하고, 외부로부터 공세를 받을 수록 정치적 존재감은 되레 커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오는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법정 임기 2년의 반환점이지만 현 처지는 녹록지 않다. 대검은 전날(9일) "채널A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 쟁송 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며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형성적 처분은 별도 조치 없이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이 생기는 처분을 뜻한다.

대검은 "(지휘) 수용·불수용 차원이 아니고 그런 문제로 볼 것도 아니다"라고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추 장관 지휘가 그대로 관철된 것이다. 이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사건 지휘로 해당 수사팀에 대한 지휘권을 잃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 추 장관 지시대로 해당사건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도 사실상 이미 중단됐다.
지난 3일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추 장관 수사지휘 중 총장 지휘감독 배제 부분은 사실상 총장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라 위법·부당하다는 게 다수의견이었음을 고려하면 '식물 총장'이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선에선 윤 총장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윤 총장의 사의표명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이 수용할지 말지와 상관없이 이미 추 장관 지휘의 효력이 발생했다면 검사장 회의, 일주일간 장고는 쇼 아니냐"며 "일선 검사들은 '닭 쫓던 개'가 된 것인데 (수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 정기인사에서 윤 총장이 또 한 번 치명타를 맞을 수도 있다. 추 장관은 다음 인사에서 형사·공판부를 우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대검 참모 전원이 물갈이된 지난 인사에 이어 중간간부급 '특수통 라인'마저 좌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선 이르면 다음주 검사장급 인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당초 오는 20일자로 검사장급 인사를 시작으로 부장검사급 인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인사폭도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향후 권력형 비리 수사를 어떻게 지휘하느냐에 따라 윤 총장 입지나 여권의 압박 수위에 영향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등에 현 정권이나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하지만 다수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의 갈등으로 수사과정에서의 마찰도 예상된다.

다만 대검은 전날 '쟁송 절차'를 처음 언급했다. 권한쟁의심판이나 불복소송 등 법적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법무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8조에 근거해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법적 문제가 없는 조치라는 해석도 있어 실제 쟁송 절차까지 밟게 될지는 미지수다.

검찰 안팎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야권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는 윤 총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0.1%로 전체 3위, 야권 1위를 차지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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