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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비건 만나 美대선 前 미북회담 재시동

김성훈,연규욱 기자
김성훈,연규욱 기자
입력 : 
2020-07-09 17:33:42
수정 : 
2020-07-09 19: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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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안보실장 취임후 첫 중재

"대화재개 노력 지속해달라"

에스퍼 美국방 "北, 불량국가"
비건 `유연한 해법`과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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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왼쪽)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대북정책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비건 부장관은 2박3일간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충우 기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미국 대선 이전 3차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중재외교를 시작했다. 서 실장이 지난 6일 안보실장 업무를 시작한 이후 미국 측 고위 당국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실장은 비건 부장관이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해 전념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며 관련 노력을 지속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서 실장과 비건 부장관 간 만남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 중재 의지를 밝힌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해 서 실장이 비건 부장관에게 우리 정부의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서 실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임을 강조하면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고, 비건 부장관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도 미·북 간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미국이 미·북 대화 재개보다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새로운 셈법' 요구에 확답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미·북 대화 재개와 남북 협력 확대에 긍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유연한 대북 접근법을 택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북한을 여전히 '불량국가'로 지칭하고 공식 문건에 북한이 거부감을 밝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고집하는 등 상반된 시그널을 보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8일 비건 부장관이 남북협력이 한반도에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점에 대해 환영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비건 부장관을 만나지 않았다. 지난 6일 첫 출근을 하며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할 수 있는 일과 우리 스스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독자적인 남북협력 의지를 밝힌 이 후보자가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비건 부장관과 회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김성훈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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