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땐 회사서 샐러드 저녁땐 집에서 전통주..장 안봐도 됩니다

이영민 기자 2020. 7. 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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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삼시세끼 구독시대 (下)

[편집자주] 햄버거부터 과자, 반찬, 생수, 심지어 나물까지 먹고싶은 것은 무엇이든 구독해 먹는 시대가 왔다. 이른바 삼시세끼 구독시대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고, 배송이 보편화되면서 식품분야에서 구독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일, 매주 필요한 먹거리를 받아볼 수 있어 편리하고, 기업들은 마케팅비용을 절감하면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구독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식품분야 구독경제를 조명해본다.

애주가 김과장·옆집 워킹맘…요즘 '이것' 없인 못산다


#오전 6시. 2살 자녀를 둔 워킹맘 A씨는 아침이면 일어나자마자 집 현관문을 연다. 아이에게 먹일 이유식을 매일 새벽배송 받기 때문이다. 최근 육아휴직을 끝낸 A씨는 아기 컨디션에 맞춰 매일 새로운 이유식을 만들어주는 일이 부담돼 이유식 정기주문을 시작했다.

배송 온 이유식을 아이가 먹을 만큼만 덜면서 A씨는 아침식사로 녹즙과 반숙란을 먹는다. 집콕육아를 하면서 상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건강식단이다. 매일 아침 녹즙을 배달하던 곳에서 최근 계란이나 곡물죽 등도 일일배송을 시작한 덕분에 A씨는 매일 신선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출근 준비 마지막 단계로 커피를 텀블러에 담는다. 집으로 정기구독하는 원두를 일어나자마자 미리 내려놓은 신선한 커피다. 하루 1~2잔씩은 꼭 커피를 마시는 A씨는 카페에 나갈 여유가 없는 집콕육아 시절 원두 구독을 시작해 만족스러운 커피 생활을 즐기고 있다.

#낮 12시.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함께 샐러드를 먹는다. A씨는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 중인 동료 3명과 함께 샐러드를 정기 배송받고 있다. 식사를 마치면 커피를 마시러 편의점으로 향한다. 편의점에서 운영하는 커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매일 1잔씩, 30잔을 2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어 가성비도 좋다.

#오후 6시30분. 퇴근 후 집에 와보니 과자 박스가 도착해 있다. 과자를 좋아하는 남편과 젤리를 좋아하는 A씨는 제과 업체에서 운영하는 과자 구독을 최근 시작했다.

저녁 식사는 남편과 함께 밀푀유나베를 만들어 먹는다. 손이 많이 가는 메뉴지만 정기 구독하는 밀키트(Meal Kit, 손질한 식재료·양념·요리법 등을 담은 세트)가 있어 금방 만들었다. 나물을 좋아하는 A씨를 위해 남편은 매주 정기 배송 받는 나물에 양념을 무쳐 반찬으로 내놨다.

A씨 부부는 아이가 잠들어 저녁 식사 중 여유가 생기면 전통주를 반주로 즐긴다. 신혼 때부터 하루 1~2잔 저녁식사를 하면서 가벼운 반주를 즐기던 A씨 부부는 홈술의 질을 높이기 위해 6개월째 전통주 정기구독을 하고 있다. 집에서 부부끼리 가볍게 즐기거나 한 달에 한 번 가족이나 지인을 초대해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A씨의 하루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20~40대 소비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구독 경제가 좀 더 확산하고 개인들의 일상에 스며든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보편화될 수 있는 모습이다.

A씨처럼 구독경제를 애용하는 소비자는 점점 늘고 있다. 매번 마트에 가지 않아도 클릭 몇 번으로 일상에 필요한 제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편의성 덕분이다. 바쁜 일상 속 매일 식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피로감도 덜 수 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1인가구와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한번에 많은 식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필요할 때, 온라인 주문을 통해 신선한 식품을 편리하게 배송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식품 구독자는 선택권을 생산자에게 맡기는 대신 제철 신선 식품을 받을 수도 있고, 일반 마트에서 접하기 어려운 이색 식품과 음식도 정기구독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민 기자

생수·이유식·전통주…'식품 구독서비스' 성공하려면 어떻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5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과일 구독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재구독률이 85%에 달할만큼 인기를 끌면서 다른 매장으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무거운 과일을 직접 장을 봐 운반할 필요없이 배송 받을 수 있고 전문가의 큐레이션을 원하는 수요도 많아지면서 구독서비스가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는 지난 1분기 정기배송 주문 건수가 전년동기대비 3.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 아이시스도 2016년~2019년 4년간 정기배송 매출이 연평균 70%씩 성장하고 있다. 매일 마셔야 하는 생필품이지만 무거워서 오프라인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기 불편했던 생수는 정기배송이 잘 자리잡은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식품업계에서 경쟁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은 드물다. 식품 쪽 구독경제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구독서비스가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은 있지만 아직 성공을 자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식품시장에서 구독서비스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반 구매대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서비스 측면이나 가격 측면 등에서 분명한 이점이 소비자들에게 인식돼야 한다는 것.

이미 보편화된 가전렌탈, 자동차렌탈 등 렌탈형 구독서비스의 경우 A/S(애프터서비스)나 품질 점검 등의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과일 구독서비스 역시 소비력이 충분한 VIP 고객들에게 '제주 애플망고' '하미과 메론' '데라웨이 포도' 등 고급 과일을 추천, 구성해 제공하는 한편 과일 고르는 법, 보관방법, 맛있게 먹는 팁 등 설명서를 동봉해 만족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CJ푸드빌 뚜레쥬르가 프랜차이즈 제과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구독서비스는 가격적인 혜택을 크게 줬다. 식빵, 모닝세트(커피+샌드위치)의 경우 정상가보다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고 커피는 80% 할인이 가능하다. 여기에 구독서비스 이용고객은 다른 제품도 할인해 받을 수 있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생수의 경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해 직접 구매하기에 무겁고 자주 구매해야 하는 만큼 정기배송 형태의 구독서비스가 잘 맞는 품목군이다. 1인가구,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정기배송 고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밀키트, 간편식, 반찬 등도 역시 1인가구,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구독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밀키트 '잇츠온'이 대표적이다. 프레시매니저라는 탄탄한 배송망까지 더해져 일찌감치 정기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전통적인 구독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우유 배달은 저물어가고 있다. 저출산, 핵가족화로 우유를 대용량으로 꾸준히 먹는 수요가 적어지고 새벽배송 등 온라인 배송이 보편화되면서 다른 품목과 배송 받을 수 있어서다. 냉장 유통시스템이 발달되면서 신선한 제품을 배달한다는 우유 새벽 배달의 차별화된 경쟁력도 빛을 잃었다.

온라인 주문, 배송 시스템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구독서비스는 대부분 식품업체의 자체 온라인몰에서 이용하는만큼 한편으로는 자체 온라인 몰 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 동원홈푸드의 더반찬 등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경제의 핵심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부담을 줄이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 잠재 니즈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차별화된 경험 제공을 위한 구독 서비스 프로그램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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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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