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면 농산물이 배달된다! 국민 농사게임 '레알팜'

2020. 7. 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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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게임즈,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농가의 농산물 판매도
네오게임즈 제공

게임을 하면 국내산 농산물을 보내주고 유저들을 대상으로 농촌 게임을 운영하는 독특한 게임사가 있다. 리얼 농장경영 모바일 게임 ‘레알팜’을 운영하는 네오게임즈이다. 서울대 농대 출신의 박동우 대표가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고자 만든 게임이라 농사의 현실적인 요소를 최대한 반영했고 농작물, 재배조건, 기후 환경, 생육 과정 등 농사 전 과정을 실사 데이터 기반으로 제작했다. 22만명 넘는 레알팜 공식 카페 회원들의 끈끈한 정 또한 게임이 8년 동안 장수하는 비결이다. 특히 농산물 판로를 해결해주기 위해 운영 중인 비영리 쇼핑몰 ‘구세농 장터’에서는 현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농산물을 팔고 있다. 네오게임즈 관계자는 “코로나19 같은 전 세계 위기에 대비해 식량 자급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농산물 정기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알팜’은 도시에서 레알리로 귀농한 주인공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게임 초반에는 물, 거름을 주고 시간에 맞춰 수확하느라 휴대전화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심고 물 주고 수확하기만 하면 끝나는 농사가 아니다. 레알팜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감 넘치는 농사 시스템이다. 게임만 하다보면 농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할 수 있을 정도다. 실제 농사를 짓는 것처럼 정성을 쏟지 않으면 수익성 좋은 작물을 수확하기도 어렵다.

 정신없이 농사를 짓노라면 까칠하기로 소문난 레알리의 이장 최춘삼이 나타나 훈수를 놓기 시작한다. 내일모레가 환갑이지만 아직도 청년회장인 이팔봉과 수다쟁이 부녀회장 조분녀 역시 실제 농촌에서 만날 법한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힘든 농사에 몇 차례 ‘렐테기’를 극복하고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하면 ‘스마트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스프링쿨러를 설치하고, 자동 냉난방이 되는 온실을 설치하면 일일이 밭을 터치해서 물과 거름을 줄 필요가 없고 기후 걱정도 던다. 농사일이 줄어들면 종자연구, 육종, 두레, 장비강화 등 새로운 즐길거리가 생긴다. 

 레알팜은 실제 농산물을 배달해주는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이를 레알상품이라 하며 게임을 하다 보면 얻게 되는 레알쿠폰을 사용해 신청할 수 있다. 레알쿠폰(쿠폰조각)은 숙련도 ‘달인’ 이상의 작물을 수확할 때 특정 확률로 발생한다. 레알상품은 한우, 한돈, 쌈채소, 쌀, 잡곡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먹는 식재료부터 매월 그 시기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 농산물까지 다양하다. 연간 배송 규모가 무려 1만7천여건으로 국내 농가들의 판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레알팜이 가진 또 하나의 특별함은 유저들 간의 끈끈한 커뮤니티다. 레알팜에서는 유저 간 협력이 중요하다. 품앗이와 두레가 대표적인 협력 시스템이다. 품앗이는 이웃의 농사나 제조, 건축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품앗이를 받으면 작물 상태가 좋아지거나, 물품의 제조 수량이 늘어나고 건물 짓는 시간이 단축된다. 따라서 이웃이 많아질수록 게임을 즐기기 수월하다. 

 두레는 여러 명의 유저가 참여하는 길드 시스템이다. 두레에서 다른 유저들과 함께 다양한 협동 퀘스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보상도 얻는다. 유저들이 자유롭게 수다를 떠는 사랑방과 레알팜 공식 카페에서도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특히 카페에서는 유저들이 이벤트를 통해 자신의 아이템을 나누어주는 훈훈한 장면도 볼 수 있다.

 레알팜은 농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출시된 만큼 스토리 역시 심오하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생산하는 다국적 종자기업과 레알리 주민들의  갈등 구조를 그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토종 종자의 중요성을 알린다. 최춘삼 이장은 다국적 종자기업들의 독점으로 인해 미래 식량위기가 닥칠 것을 예고하고, 위기에서 세상을 구하는 것은 결국 농부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구세농’이라는 조직을 결성한다. 레알팜은 구세농을 테마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레알팜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를 통해서만 서비스되고 있으며 7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800만건을 달성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기획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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