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열어라”·노조 “반대”·유학생 “난감”…美 학교 ‘소용돌이’

입력 2020.07.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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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에 미국 학교들이 더욱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 학기에 대면 수업을 강행하라고 연일 요구하고 있고, 교원 노조 측은 무슨 말이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수업만으로 진행할 경우 유학생 비자를 취소한다고까지 압박해,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이들에 재정적으로 기대고 있는 미국 대학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마음 급한 트럼프, "학교 문 열어야"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재확산하는 와중에 학교 정상화를 밀어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7일 백악관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부, 학교 관계자 등과 함께 '학교의 안전한 재개를 위한 국가적 대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APT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개학이다. 우리는 가을에 빠르고 아름답게 개학하길 원한다"며 "끔찍한 질병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이례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인사들이 정치적 이유로 학교를 폐쇄상태로 두길 원한다며 "안된다. 우리는 학교를 열기 위해 주지사와 다른 모든 이들을 매우 많이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버드대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키로 한 데 대해선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도 "아이들이 학교 밖에 있을 때는 교실에서의 시간 이상을 그리워한다. 그들은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선생님으로부터의 배움, 휴식과 놀이의 즐거움을 그리워한다"고 거들었습니다.


미 교원노조 "트럼프 말 듣지 말아야"

미국 최대 교원노조 단체인 미국교육협회(NEA)가 가을 학기 학교들의 대면 수업 재개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릴리 에스켈슨 가시아 NEA 회장은 현지시각 7일 낸 성명에서 "학생들을 위해 뭐가 최선이냐에 관한 한 현실은 아무도 도널드 트럼프나 벳시 디보스(교육장관)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시아 회장은 "트럼프는 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한 번도 신뢰할 만하거나 동정적이거나 사려 깊은 것으로 판명된 적이 없다"며 "그는 우리 정보기관들이 팬데믹에 대해 경고하는 것을 무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시아 회장은 또 "그는 어떻게 이 바이러스에 대처할지에 대해 의사와 간호사들을 무시했다. 그는 경제를 안전하게 재개하는 것에 대해 지역 지도자들을 무시했다"고 공격했습니다.

가시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디보스 장관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가장 잘 지원할지에 대해 신뢰도가 제로(0)"라면서 "미국은 언제 학교를 다시 문 열어야 할지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야 하며, 어떻게 대면 수업으로 돌아올지에 대해 교육자들의 말을 들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수업 유학생 비자 취소에 유학생도 대학도 '발 동동'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가을학기에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도 대학에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하라는 압력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각 7일 이번 조치로 미 대학들이 바이러스 전염 위험에도 대면 수업을 할지, 아니면 외국에서 온 유학생 포기를 감수해야 할지 곤경에 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39개 공립·주립대를 대표하는 공공대학연합(APLU)의 버니 버롤라 부회장은 WSJ에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정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라면서 "당신이 외국인 학생이라면 학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에 머물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비행기에 오르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몇몇 대학은 유학생들을 위해 강의 계획 조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엘패소 텍사스대는 비자 규제가 발표된 직후 1천400여 명의 유학생을 위해 대면 수업, 온라인 수업 등을 혼합한 강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유는 유학생들이 대학에 내고 있는 학비 때문입니다.

몇몇 대학들은 유학생 비중이 15∼20%에 이르고, 수업료 액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보다 더 높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 행정부도 "학교 정상화"…양당은 엇갈려

미 행정부 역시 학교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개학하더라도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CDC가 학교를 폐쇄하라는 권고를 결코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당별로도 시각차가 큽니다.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날 플로리다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임에도 가을에 학교를 정상화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학교 정상화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주별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학교 정상화 추진은 경제정상화의 일환으로서 오는 11월 재선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부패한 조 바이든과 민주당원들은 가을에 학교를 열기를 원치 않는다.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며 "그들은 그것이 11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틀렸다. 사람들은 다 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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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열어라”·노조 “반대”·유학생 “난감”…美 학교 ‘소용돌이’
    • 입력 2020-07-08 11:30:42
    취재K
코로나19 사태 속에 미국 학교들이 더욱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 학기에 대면 수업을 강행하라고 연일 요구하고 있고, 교원 노조 측은 무슨 말이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수업만으로 진행할 경우 유학생 비자를 취소한다고까지 압박해,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이들에 재정적으로 기대고 있는 미국 대학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마음 급한 트럼프, "학교 문 열어야"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재확산하는 와중에 학교 정상화를 밀어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7일 백악관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부, 학교 관계자 등과 함께 '학교의 안전한 재개를 위한 국가적 대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APT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개학이다. 우리는 가을에 빠르고 아름답게 개학하길 원한다"며 "끔찍한 질병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이례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인사들이 정치적 이유로 학교를 폐쇄상태로 두길 원한다며 "안된다. 우리는 학교를 열기 위해 주지사와 다른 모든 이들을 매우 많이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버드대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키로 한 데 대해선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도 "아이들이 학교 밖에 있을 때는 교실에서의 시간 이상을 그리워한다. 그들은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선생님으로부터의 배움, 휴식과 놀이의 즐거움을 그리워한다"고 거들었습니다.


미 교원노조 "트럼프 말 듣지 말아야"

미국 최대 교원노조 단체인 미국교육협회(NEA)가 가을 학기 학교들의 대면 수업 재개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릴리 에스켈슨 가시아 NEA 회장은 현지시각 7일 낸 성명에서 "학생들을 위해 뭐가 최선이냐에 관한 한 현실은 아무도 도널드 트럼프나 벳시 디보스(교육장관)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시아 회장은 "트럼프는 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한 번도 신뢰할 만하거나 동정적이거나 사려 깊은 것으로 판명된 적이 없다"며 "그는 우리 정보기관들이 팬데믹에 대해 경고하는 것을 무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시아 회장은 또 "그는 어떻게 이 바이러스에 대처할지에 대해 의사와 간호사들을 무시했다. 그는 경제를 안전하게 재개하는 것에 대해 지역 지도자들을 무시했다"고 공격했습니다.

가시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디보스 장관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가장 잘 지원할지에 대해 신뢰도가 제로(0)"라면서 "미국은 언제 학교를 다시 문 열어야 할지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야 하며, 어떻게 대면 수업으로 돌아올지에 대해 교육자들의 말을 들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수업 유학생 비자 취소에 유학생도 대학도 '발 동동'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가을학기에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도 대학에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하라는 압력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각 7일 이번 조치로 미 대학들이 바이러스 전염 위험에도 대면 수업을 할지, 아니면 외국에서 온 유학생 포기를 감수해야 할지 곤경에 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39개 공립·주립대를 대표하는 공공대학연합(APLU)의 버니 버롤라 부회장은 WSJ에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정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라면서 "당신이 외국인 학생이라면 학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에 머물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비행기에 오르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몇몇 대학은 유학생들을 위해 강의 계획 조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엘패소 텍사스대는 비자 규제가 발표된 직후 1천400여 명의 유학생을 위해 대면 수업, 온라인 수업 등을 혼합한 강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유는 유학생들이 대학에 내고 있는 학비 때문입니다.

몇몇 대학들은 유학생 비중이 15∼20%에 이르고, 수업료 액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보다 더 높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 행정부도 "학교 정상화"…양당은 엇갈려

미 행정부 역시 학교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개학하더라도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CDC가 학교를 폐쇄하라는 권고를 결코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당별로도 시각차가 큽니다.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날 플로리다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임에도 가을에 학교를 정상화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학교 정상화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주별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학교 정상화 추진은 경제정상화의 일환으로서 오는 11월 재선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부패한 조 바이든과 민주당원들은 가을에 학교를 열기를 원치 않는다.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며 "그들은 그것이 11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틀렸다. 사람들은 다 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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