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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 내일의 대학, 대학의 내일. 6] 온라인 강의의 가치는?‥등록금 '논란'

서현아, 황대훈 기자 | 2020. 07. 01 | 1,311 조회

[EBS 저녁뉴스]

온라인 강의 시대, 등록금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대학의 미래를 고민하는 연속 기획, 황대훈, 서현아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에 나섰습니다.


전국 42개 대학 3,5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했습니다.


전다현 공동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록금 반환 소송의 피고 대학과 대한민국은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란 대학생의 요구에 책임 있게 응답하라."


이 단체가 전국 198개 대학 만 천여 명에게 물었더니, 응답자의 99.3%가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반환 금액은 등록금의 59% 수준입니다.


'원격 수업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83%로 가장 많았고,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도 79%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대학들은 등록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A사립대 총장

"재정에 여유가 있어야 절약하고 뭐해서 운영을 하는데 지금 등록금 반환은커녕 어떻게 인건비를 주고 대학을 운영할 것이냐 참으로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학생과 교수, 대학 간의 대화마저 끊긴 캠퍼스.


온라인 강의를 둘러싼 등록금 논쟁은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대학 교육의 실제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원격강의를 해온 대학들도 있습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그리고 17개 사이버 대학입니다.


연간 등록금 살펴볼까요.


방송통신대와 국립사이버대학이 75만원, 사립 사이버대학이 254만원입니다.


올해 4년제 사립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748만 원.


사이버대와 비교하면 등록금은 세 배죠.


대학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한 사립대의 예산서입니다.


등록금 수입, 기부금, 투자 수익 등을 합치면, 모두 4천 8백억원.


그런데 관리비와 인건비로 재정의 55%를 씁니다.


온라인 강의를 하더라도, 줄일 수가 없는 돈인 겁니다.


그런데도 학생들 불만이 여전한 건, 대학이 등록금을 쓰는 방식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4번째로 비쌉니다.


전체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도 50%가 넘습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자기가 낸 등록금이 어떻게 정해졌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릅니다.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 대학에서의 등록금, 그 의미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계속해서, 서현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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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송하 씨.


이번 학기에 낸 등록금에서

우리 돈으로 약 23만 원을 돌려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송하 / 미국 유학생

"내가 원치 않는 것들 혹은 내가 이제 오프라인으로 캠퍼스에 있지 않으면 굳이 내지 않아도 되는 돈들을 반환해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송하 씨가 받은 등록금 고지서입니다.


수업료는 물론, 교통비와 시설 이용료 등 세부 항목에 따라 금액이 명시돼 있습니다.


특정 항목을 이용하지 못했을 때, 학생들이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학의 고지서는 어떨까.


대부분 수업료 한 개 항목에 내야 할 돈 모두를 뭉뚱그려놓습니다.


인터뷰: 조은성 1학년 / A대학교

"학생들이 어느 정도까지 손해를 본 건지 학생들은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대학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면…"


우리는 서울시내 주요대학들에 등록금 구성항목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양호경 / 전 서울대 등록금심의위원장

"학생들한테 돌아가는 돈을 근거로 해서 산정하는 방식은 실제 없습니다. 학교가 운영할 때 이런 돈은 부족하다라는 운영 관점에서 인상을 주장할 뿐이지, 구체적인 근거가 있지는 않습니다."


대학들은 해마다 등록금 산출 근거를 포함한 예산 계획을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효은 연구원 / 대학교육연구소

"산출 근거 명시하는 것에 있어서 형식적인 면에 그치는 면도 많고요. 학교에 자료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대학이 자료를 늑장 제출을 하거나…"


유럽에서는 국가가 대학 교육을 책임집니다.


미국에서는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기금을 만들어 학생 부담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가 책임과 대학의 복지 둘 다 어정쩡합니다.


재정 구조를 보완하고, 회계 투명성을 높이면서, 수요자의 선택권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송기창 교수 / 숙명여대 교육학과

"기본 등록금을 학기 초에 납부하고 다음에 정산금을 나중에 학기 말이나 학기 중에 납부하는 이런 식의 등록금 정산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기술과 교육의 융합이 당연한 미래 사회에서, 온라인은 부실하고, 대면 강의는 고급이라는 이분법을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미래 교육을 위한 비용 부담을 합리적으로 나눌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EBS 뉴스 서현아입니다.

서현아, 황대훈 기자aha@ebs.co.kr / E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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