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and]"여론조사 못 믿겠다고요?"..유튜브로 뛰어든 전문가들

김남희 입력 2020. 6. 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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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이택수, 윈지코리아 박시영 대표 유튜버로
리얼미터TV, 데이터 기반 여론조사 뒷이야기 풀어내
박시영TV, 정통 정치토크쇼 지향..외부 패널들 출연
'객관적' 여론조사, '주관적' 정치평론 결합 영역 확장
[서울=뉴시스]'리얼미터TV'와 '박시영TV' 로고


※ '여의도 and'는 정치권에 얽힌 다양한 뒷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여의도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등의 조직과 사람들 사연, 제도와 법령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면, 각종 사건사고 후일담 및 에피소드 등을 뉴시스 정치부 기자들이 소개합니다.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정치권에는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여론조사는 시민들의 정치적 선택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언론은 매주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정당 지지율 등을 앞다퉈 보도한다. 주요 정책이슈에 대한 여론의 향방도 관심 대상이다. 특히 총선, 지방선거, 대선 시기에는 여론조사 수요가 폭주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과거 보도자료만 배포하거나 언론의 취재 요청에 수동적으로 코멘트 정도를 하던 차원을 넘어 TV와 라디오의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판세 분석과 전망을 활발하게 개진하고 있다.

이런 전문가들이 최근 또 한 번 과감한 변신을 시도 중이다. 시사 프로그램에 패널 중 한 사람으로 한정된 시간만 출연하는 정도를 넘어 아예 자체적인 유튜브 채널을 창설, 진행자와 평론가 역할을 함께 수행하며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영역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리얼미터TV' 캡쳐

◇리얼미터TV, '데이터로 정치를 말하다'

"언제까지 입만 털 거야? 이제는 정치도 데이터로 말하자!"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일 개설한 유튜브 채널 '리얼미터TV'의 소개글이다.

이 채널은 '데이터에 기반한 정치평론'을 표방한다. 각종 방송 출연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춘 이택수 대표를 중심으로 김주영 이사 및 전·현직 보좌진 등이 출연한다. 개설 후 빠른 속도로 구독자가 늘어 26일 현재 1만5800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채널 개설 목적에 대해 "유튜브에 여론조사와 관련한 가짜뉴스나 잘못된 해석이 너무 많았다"며 "선거 때는 바빴지만 선거가 끝나면 제대로 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송은 생방송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여론조사 개요만 이야기해도 1분이 걸린다"며 "충분히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상 한 편은 대부분 20분 내외로, 인기 코너는 여론조사 뒷이야기를 다루는 '여론공장'이다. '뉴스공장에서 못다 한 말하려고 만듦! 이번 주 국정지지도가 심상치 않다?-6월 2주차 여론공장' 편은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여기서 이 대표는 고정 출연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내용 외의 추가 분석을 풀어냈다.

'구라미터 제거기' 코너에서는 여론조사에 대한 가짜뉴스와 사람들의 오해를 질문 받아 이 대표가 직접 해명한다.

'슬기로운 조사생활' 코너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여론조사 전화응답 내용을 공개한다.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또는 '못하고 있다'고 답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음성으로 나온다.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보수는 보수 진영대로, 진보는 진보 진영대로 조사를 못 믿겠다는 입장이 많아서 실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와 정당 지지도를 1분 이내의 짧은 리포트 형식으로 제공하는 '주중 정치iNFO' 및 '주간 정치iNFO' 코너도 있다.

다만 아직 채널 개설 초기라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청취자 및 시청자를 주타깃으로 설정한 점은 진입장벽이다.

[서울=뉴시스]'박시영TV' 캡쳐


◇박시영TV, '정통 정치 토크쇼 지향'

'박시영TV'는 정치 컨설팅 및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의 박시영 대표가 개설한 채널이다. 21대 총선 직후 개설된 '박시영TV'는 구독자 8만5000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회사 차원에서 운영하는 리얼미터TV와 달리 박시영TV는 박 대표가 운영하는 개인 채널로 여론조사보다 정치평론에 무게중심을 뒀다.

채널은 소개란에▲민심의 기저를 탐색하겠다 ▲정치공학적 해석에 갇히지 않고 민심에 기초해 정세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겠다 ▲민주진보진영의 역량을 키우고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하겠다 ▲가짜뉴스의 폐해를 막고 진실을 알려내겠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재집권의 전략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참여정부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인 만큼, 친정부 성향을 보다 분명히 한 셈이다.

'정통 정치 토크쇼를 지향한다'는 기치처럼 굵직한 정치 이슈 하나를 잡고 박 대표와 패널이 대화를 나누는 포맷이다. 영상 하나의 길이가 최소 40분에서 최대 1시간 20분 가량으로 비교적 길다.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이 출연한 콘텐츠다.

최근에는 여야 원구성 협상의 이면을 다룬 콘텐츠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민주당 쫄지마, 그냥 받어' 영상에서 박 대표는 "상임위 구성이 11대 7로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미래통합당이 예상 외의 강수를 두면서 판이 꼬였다"며 "당원과 지지자들 믿고 원칙대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댓글 반응 역시 "18개 상임위 전부라도 가져와야", "통합당은 민생에 관심 1도 없다. 책임정치하면 된다" 등 박 대표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여론조사 업체들의 유튜브행, 앞날은?

두 채널은 아직 개설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간이 갈수록 구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리얼미터TV는 향후 정치 관련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문화·체육 분야로 분석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영화 박스오피스 예측이나 가요계 순위조작 등 데이터로 다룰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정치적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유튜브 채널의 특성상 비슷한 사회적·이념적 성향을 가진 독자층이 주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는 보편적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는 만큼 특정 경향에 편중돼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일정한 경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인 '여론조사'와, 주관이 담길 수밖에 없는 '정치평론'이 결합해 앞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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