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자가 공식 통계보다 10배 이상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크 레드필드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추정치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의 10배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실시간 통계사이트에 의하면 26일 오전 6시33분(한국시간) 미국의 확진자 수는 241만1413명, 사망자는 12만2482명으로 집계됐다.

WP는 레드필드 국장의 주장대로라면 미국 내 코로나19 실제 확진자 수는 최소 230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이같이 추정하는 이유에 대해 항체 보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수집한 혈액 샘플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 검사를 해보니 코로나19 확진자 1명 당 10배 이상의 사람들이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따라서 미국 전체 인구(약 3억3000만명)의 약 5~8%가 코로나 19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또 "이 전염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끝나지 않았다"며 "미국 국민의 90% 이상이 아직 이 바이러스를 경험하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점점 악화되면서 '2차 봉쇄론'까지 언급되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의학대학원 조너선 라이너 교수는 2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일부 주에서는 다시 봉쇄해야 할지도 모를 가혹한 현실을 마주해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 역시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 정부들이 경제를 다시 전면 봉쇄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술집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문을 닫고 병상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수술은 다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CNN은 만약 2차 봉쇄령이 발동된다면 1차 때보다 더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토퍼 머레이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은 "격리 피로나 격리의 경제적 여파 때문에 또 한 차례의 봉쇄 조치는 파산 직전에 내몰린 사업체와 점포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