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주년' 철원 백마고지 울려 퍼진 한반도 종전기원문

"평화 공존, 공동 번영이야말로 고결하고 진정한 남북화합의 길"

(철원=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우리가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꿀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8천만의 갈망을 담아 종전을 간절히 기원하는 바입니다."

한국전쟁 70주년인 25일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 전적비.

'기억을 넘어 함께, 희망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행사장에 '태백산맥', '아리랑' 저자 조정래 작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 참전 노병(기억세대)과 전사자 유족(현재세대), 학생(미래세대)의 떨리는 목소리와 간절한 염원을 담은 목소리가 차례로 이어졌다.

70년 전 시작된 한반도 전쟁의 종식을 기원하는 '한반도 종전기원문'을 함께 낭독하는 순간이었다. 종전기원문은 조정래 작가가 직접 작성했다.

"수수만년 뻗어갈 장구한 민족사에서 그보다 더 큰 죄는 없을 것입니다. 그 죄닦음의 길을 찾아 지혜를 모은 것이 '평화 공존, 공동 번영'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고결하고 진정한 남북화합의 길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기원문에는 분단의 아픔과 불행,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염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협조 호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낭독된 종전기원문은 편지 형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전달된다.

외교부나 통일부 등 채널을 확보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전달할 계획이다.

도와 6·25 참전유공자회 강원지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날 행사는 유공자와 유족, 도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비극적인 6·25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선열 및 참전 유공자들의 공헌을 도민과 함께 되새기고, 화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종전기원문 낭독은 6·25 전쟁 격전지인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대북전단 문제 등으로 불거진 남북관계의 급랭으로 인해 장소를 옮겨 진행했다.

행사는 전쟁과 분담의 아픔을 담은 여러 공연에 이어 6·25 전쟁 희생자에 대한 헌화·분향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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