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을 주목하라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입력 2020. 6. 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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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홍경,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엔 신혜선, 배종옥만 있는 건 아니다. 떠오르는 신예 홍경이 자폐증세를 겪는 ‘정수’로 분해 두 사람에 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가 함께한 선배들은 어릴 때부터 봐오던 배우들이었어요. 배종옥 선배는 살아있는 전설이고, 신혜선 선배는 신인들의 로드맵이라 늘 팬이었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돼 설렜어요. 게다가 좋은 평가까지 받아서 영광이었죠.”

홍경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첫 상업영화를 내놓은 떨림, 신혜선과 호흡맞춘 기쁨 등을 담담하게 내보였다.

■“‘정수’를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이 깨졌어요”

홍경은 극 중 자폐를 겪는 ‘정수’를 연기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했다.

“대부분은 자폐나 장애를 겪는 이들이 아이처럼 주관이 없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제가 본 친구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수’도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리고, 추시장(허준호)이 다독이면 같이 어깨를 다독이거든요. 그 장면을 연기하며 제 편견도 깨졌어요. 장애인들이 더 예민하고 충분히 의사를 표현하더라고요.”

누나로 나온 신혜선과 작업은 정말 좋았다고.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제가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신혜선 선배였어요. 공기나 상황 속에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게 해줬죠. 선배 눈을 바라보면 살아있는 공기가 만들어져서 정말 좋았어요. 테이크마다 다른 연기를 하는 것도 놀라웠어요. 영리하고 직관적인 연기가 부러웠고요.”

배종옥의 집중력에 항상 감탄했다고도 했다. tvN ‘라이브’에 이어 재회한 소감을 묻자 배시시 웃음을 터뜨렸다.

“어릴 적부터 정말 팬이었는데, ‘라이브’에서 만나게 돼 정말 설렜어요. 전 작은 역이었지만 배종옥 선배와 인사라도 나누고 싶어서 제 촬영 끝나고 계속 기다려서 인사했거든요. 근데 ‘결백’ 때 다시 만나니 선배가 그걸 기억하고 좋아해주더라고요. 감수성도 높고 소녀 같은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그 순간 몰입해서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연기를 해요. 아마 살아있는 배우란 선배를 가리키는 걸 거예요.”

■“백마탄 왕자보다 옆집 청년을 연기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좋아하던 영화를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꿈을 가졌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후 KBS2 ‘학교2017’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처음 연예계에 들어오니 TV에서 보던 사람들이 곁에 있어 당황하고 다가가기 어려웠어요. 저도 똑같이 연기하는 사람인데, 영 어렵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아를 잘 쌓아올리고 흔들리지 않는 연기관을 가져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렇지 않으면 불안감 높은 이 직업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배종옥 선배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해줬죠.”

그는 특별하거나 멋진 배역을 추구하진 않는다고도 했다.

“백마탄 왕자보단 현실적인 청년을 연기하고 싶어요. 살아숨쉬는 이야기에도 흥미를 더 많이 느끼고요. 배우로서 목표도 엄청 어마어마하진 않아요.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고, 그것에 공감하며 연기로 담아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죠.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야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꿈이라, 사실은 이루기 어려운 것이기도 해요. 하지만 기회만 된다면 청춘의 아픔, 성장통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는 게 제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으니 아주 솔직하게 답했다.

“전 아직도 여린 사람이에요. 환경의 변화로 제가 가진 꿈, 소망이 사라질까봐 무섭기도 하고요. 20대인 지금은 스스로 잘 알아야 하고 내 단점도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훈련해야하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해요. 계속 부딪히고 단단해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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