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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빼앗긴 수요시위..장대비 속 진행



종교

    자리 빼앗긴 수요시위..장대비 속 진행

    [앵커]
    지난 1992년, 교회여성들에 의해 처음 시작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보수단체의 집회 신고 선점으로 28년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습니다.

    장대비 속에 모인 참가자들은 수요시위를 지켜나가며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매주 수요일,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자리에서 열렸던 수요시위가 28년만에 처음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습니다.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소녀상 자리에 오는 7월 중순까지 선순위로 집회 신고를 하면서 불가피하게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녀상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서 진행된 1445번 째 수요시위에선 어느 때보다 수요시위의 정신이 강조됐습니다.

    2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의 모습.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달 24일부터 7월 중순까지 소녀상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를 해 수요집회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장소를 옮기게 된다. 이한형기자

     


    참가자들은 지난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교회여성들이 시작해, 28년동안 한결 같이 일본의 공식사죄와 배상을 요구해온 수요시위의 역사를 돌아봤습니다.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은 "수요시위는 피해 생존자들의 고통과 아픔, 상실감과 좌절감이 얽혀 있는 자리이자, 혁명적 변혁의 장이었다"며 수요시위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나영 이사장/ 정의기억연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라 전세계 시민들이 만들고 끝끝내 버티고 함께 지켜온 자리임을 다시 깨닫게 되는 오늘...밀려나고 빼앗기고 탄압받고 가슴이 찢기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이자리에 있겠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의연의 운동을 통해 피해자들의 실상이 드러나고, 국내외 시민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 성노예제 문제가 보편적 인권문제로 국제적으로 의제화 됐다"며 지지를 보냈습니다.

    기장총회는 정의연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선 "이미 사법적 절차에 맡겨져 있기에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며 "지난 30년의 활동과 정신을 훼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성명서 대독]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은 피식민지 고통을 겪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전쟁범죄를 근절하려는 국제사회 구성원 모두가 해결해야할 보편적 인륜의 과제입니다."

    2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5차 정기 수요집회가 28년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고 있다. 28년간 매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던 수요집회는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에서 7월 중순까지 집회신고를 선점해 이날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이한형기자

     


    한편, 진보 대학생단체 회원 10여 명은 보수단체에 소녀상을 내어줄 수 없다며 자신들의 몸을 소녀상과 묶고 전날 밤부터 연좌농성을 벌였습니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자진 해산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응하지 않고 보수단체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보수단체 또한 소녀상 철거와 정의연 해체 등을 주장하며 맞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보수단체 집회에서 일부 연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경력 400여 명을 투입한 가운데, 일부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스탠딩]
    보수단체가 소녀상 앞자리를 선점하면서 지난 92년부터 이어온 수요시위는 28년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했습니다. 궂은 날씨 속에도 모인 참가자들은 수요시위의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최내호] [영상편집 서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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