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한발 전진하는 배우..전소니 "속도에 연연하지 않아요"[인터뷰S]

박소현 기자 2020. 6. 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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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된 순간'에 출연한 배우 전소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올해로 서른이 된 전소니는 차근차근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영화 단역을 거쳐 '죄 많은 소녀' '악질경찰' 주연을 맡으며 차세대 스크린 주연으로 주목받았고, '밤의 문이 열린다'에서도 활약했다. 영화계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드라마 '남자친구'에 이어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으로 안방 주인공까지 올랐다.

최근 막을 내린 '화양연화'에서 이보영이 맡은 지수 역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전소니는 작은 지수라는 의미의 '작지'라는 애칭도 생겼다. 그의 친구들도 '화양연화'를 '본방사수'하며 자신의 친구 '전소니'가 아닌 '작은 지수'로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된 순간'에 출연한 배우 전소니. ⓒ곽혜미 기자

전소니는 "너무 신기했다. '작지'라는 말이 귀여웠다. 나와 진영은 선배가 연기하는 인물에게 폐가 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그 이상으로 예쁘게 생각하고 마음을 많이 준 것 같아 좋더라. 내게 그 애칭이 참 특별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을 부르는 것도 신기한데,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 애칭을 붙여가며 마음을 주고 표현해준 것 아닌가.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시대인데, 굳이 우리가 볼 수 있도록 글로 표현하고 말로 해주는 것에서 애정이 느껴졌다"고 시청자들의 반응에 고마워했다.

이보영의 젊은 시절을 맡았지만 마냥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전소니는 오히려 익숙한 것을 경계한단다. 전소니는 "익숙한 걸 해내는 건 비교대상도 있어 이미 봐왔을테니 그게 더 어려운 것 같다. 나도 처음이니까 겁먹지 않고 할고 했다. 괜히 이보영에게 가서 말도 더 걸어봤다"고 설명했다. 이보영과는 촬영 현장에 대한 수다, 서로 사적인 이야기까지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전소니는 "이보영이 털털한 성격이다. 내가 지수를 같이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니 너무 부담갖지 말라고 하더라. 내가 연기하는 지수와 이보영이 연기하는 지수 사이에 긴 시간이 있어 오히려 닮은 것보다는 달라진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본거다. 과거 지수를 잘 만들면, 그게 현재 지수에게 설득력이 되는 거라고 해줘 편하게 생각했다"고 이보영에게 고마워했다.

▲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된 순간'에 출연한 배우 전소니. ⓒ곽혜미 기자

전소니의 어머니는 1970년대 인기를 끌었던 여성 듀오 바니걸스의 멤버 고재숙이다. 어머니를 따라 가수의 꿈을 키웠을 법도 하지만, 그가 원했던 것은 배우였다. 전소니는 "어릴 때부터 혼자 연극을 보고 영화를 보는 게 좋았다. 그게 정말 진짜라고 믿기도 했었다. 작품 속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것에 내가 위로 받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면서 그걸 보고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나도 누군가에게 세상을 보는 호흡이 달라지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먼훗날 내가 사라지더라도 그 곳에 살아있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 흥미를 가진 것이 고등학생 때였다"고 떠올렸다.

연기자의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서울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로 진학했다. 당시 그의 대학시절은 드라마 속 지수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단다. 드라마 속 지수는 비교적 화려하고 꾸민 의상을 입지만 전소니의 실제 대학생활은 수수했다.

전소니는 "지수의 패션은 내가 많이 입어봤던 스타일이 아니다. 나는 주로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명찰도 빼지 않았다. 지수처럼 예쁘게 하고 대학 캠퍼스를 누비는 대신 누가봐도 잠을 못 잔 애처럼 하고 다녔다. 지수를 하며 낯설고 좋았다"고 유쾌하게 말을 이어갔다.

▲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된 순간'에 출연한 배우 전소니. ⓒ곽혜미 기자

여러 영화를 거쳐 전소니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대 후반부터다. 전소니는 "20대 초중반일 때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도 느꼈다. 주변에서 나이가 많지 않냐는 이야길 지금보다 더 많이 들었다. 한 살 한 살 먹어가니까 조급하지 않냐고도 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배우라는 건 그때 그때 내가 먹는 나이테에 맞게 할 수 있는 것이 계속 달라질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속도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전소니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탈이다. 동생이 '언니 몸 구석에 대충 살자고 새겨'라고 하더라. 지금은 생각이 많이 없어졌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생각이 많아 도전해보지 못한 기회가 많았다. 그런 걸 겪고 후회하면서 내가 미리 예단하고 계산하는 대신, 마음이 끌리면 후회없이 선택해야겠다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라마를 마무리한 전소니의 관심사는 '즐거움 찾기'다. '화양연화' 지수 역을 맡으면서 너무나도 즐거웠던 그는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있다. 전소니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아직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의 취미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다. 걷거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식이다.

전소니는 "재미없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난 극장 가고 공연을 보고 전시를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 좋은 문화를 좋은 사람들과 향유하는 게 좋은데 요즘은 그러기 어렵지 않나. 소중한 일상을 다시금 깨닫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영화나 공연장의 공기가 있는 거 같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는데, 극장 안에서 불이 꺼지고 영화의 시작을 기다리는 그 공기가 좋다. 다같이 가는 것도, 혼자 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된 순간'에 출연한 배우 전소니. ⓒ곽혜미 기자

전소니는 앞으로도 계속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모든 순간이 '화양연화'가 될 수 있도록. 전소니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것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배우는 그걸 내가 만들 수는 없는 직업이더라. 순간순간 내게 오는 걸 쉽게 지나치지 않고, 제대로 보고 잘 생각하려고 한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끝인 것 같다"며 "무엇인가를 하고 싶고, 나의 뭔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하는 작품 하나하나를 잘 하는 것이 내게 더 쉬운 일이 아닐까 싶다. 너무 멀리 내다보면 걱정만 더 커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전소니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의 여성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전도연 정유미 공효진 수지까지 화려한 라인업에 누리꾼의 관심이 쏟아졌다. 전소니도 언젠가는 저 라인업에 함께하는 꿈을 꾸고 있다.

"멋있었어요. 소속사 대표님에게 '부럽다'고 문자도 보냈었죠. 모두 기분도 좋아보이고 사진이 참 좋았어요. 더러 사무실에 선배들이 다녀가거나, 소속사에서 다같이 모이거나 할 때면 인사드리곤 해요. 언젠가는 저도 그 사진에 끼고 싶어요."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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