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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6.25 70주년, 충북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은 지금···

등록 2020.06.24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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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코로나19 여파 줄줄이 연기·축소

노근리사건 70주년 사업, 음악회도 10월 또는 11월로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흰 동그라미, 세모는 탄환 자국)2020.06.24  kipoi@newsis.com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 ○와 △는 탄환 자국이다. 2020.06.24 [email protected]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25일은 한반도에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충북 영동군 '노근리 평화공원'은 2020년 오늘 모두가 되새겨야 할 슬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이기도 하다.

6월 들어 평화공원 곳곳은 형형색색 꽃으로 물들어 화원(花園)을 이뤘다. 장미, 팬지, 금잔화, 무궁화가 흐드러지게 피었고 하천 주변에는 들국화, 금계국, 사계절 채송화가 만발했다.

노근리평화공원은 한국전쟁 초기 미군의 폭격으로 희생된 피란민을 추모하기 위해 2011년 10월 조성됐다.
 
해마다 이맘때면 공원에 핀 장미 등 다양한 꽃을 보기 위해 주말, 공휴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공원을 찾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해 방문객은 15만여명에 이른다.

위령탑, 평화기념관에서는 희생된 피란민의 영혼을 달래고,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합동위령제도 열린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평화기념관이 휴관에 들어가 이곳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2020.06.24  kipoi@newsis.com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 2020.06.24 [email protected]

공원 건너편에는 경부선 철도개통과 함께 축조된 아치형 쌍굴다리가 있다. 6.25 당시 피란민들이 희생 당한 굴다리는 참상을 간직한 채 현재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터널 입구 양쪽의 축대에는 흰색 페인트로 표시해 놓은 수많은 총탄 자국이 그날의 비극을 짐작케 한다.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민간인 200여명이 미군의 폭격으로 집단 희생된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은 6·25동란이 한창이던 1950년 7월25일 발생했다.

인민군의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이 항공기와 기관총으로 쌍굴다리에 몰려든 피란민들을 공격해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슬픈 역사다.

1994년 4월 ‘노근리 양민학살대책위원회’ 위원장 정은용씨가 유족들의 비극을 담은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라는 실화소설을 접한 미국 AP 통신 기자가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다.

정부는 사건 피해자를 226명으로 확정했다. 유족은 2240명에 이른다.

해마다 평화공원에서는 한국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전쟁을 모르는 전후 세대에게 호국정신과 나라사랑 의식을 높이기 위한 위령 행사가 열린다.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여파로 휴장에 들어간 충북 영동군 노근리 평화공원.2020.06.24  kipoi@newsis.com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 영동군 노근리평화공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휴장에 들어갔다. 2020.06.24 [email protected]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8일 노근리평화공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70주년 기념식이 7월29일로 잠정 연기됐다.

노근리사건 70주년 기념사업도 연기되거나 축소된다.노근리 70주년 기념사업추진단은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열 예정이던 추모음악회를 10월 또는 11월로 연기했다.

추진단은 2000명으로 계획했던 기념식 참여인원을 300여명 규모로 축소했다. 노근리사건 유족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6·25 참전 미군 유족 등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는 한미평화국제교류와 명사 초청 토크콘서트는 2021년 6월로 순연했다.

50개국 200여명을 초청해 6월에 개최하려던 노근리 글로벌평화포럼도 11월로 연기됐다. 포럼 참여 인사는 25개국 100여명으로 축소된다.

영동군은 국비 7억3000만원 등 총 12억7000만원을 들여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4억4000여만원을 투입해 노근리평화공원 주차장(62면)도 특수블록으로 짓는다.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70년 전 노근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잊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호국보훈의 달이자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노근리사건과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평화공원을 찾아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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